미국 경기 침체 공포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메리츠증권이 낙관적 증시 전망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미국 증시가 단기 저점을 통과하고 다시 기술주 중심으로 시장 색깔이 회귀하는 징후가 발견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이른바 아시아 증시를 중심으로 ‘블랙 먼데이’가 발생했던 이달 5일 이후 회복 국면에 접어든 미국 증시가 낙폭이 컸던 기술주 업종을 중심으로 반등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약세였던 팩터가 강세 전환하고, 강세였던 팩터가 약세 전환했다”며 “약 한 달간 하락세가 이어졌던 빅테크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반등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S&500 기업 중 91%가 올해 2분기 실적 발표를 마무리하면서 기술 섹터가 상대적 우위에 있다고 덧붙였다. 기술주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결론을 제시한 셈이다.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도 0.12% 오르는 데 그쳤다. 특히 향후 경기 흐름을 가늠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주요 경제지표가 14일(현지 시간) 발표되고 최근 이스라엘·이란 사이 전쟁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에서 성급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한 30대 주식 투자자는 “증권사들이 경기 침체 우려로 주가가 곤두박질치기 직전까지 하반기 코스피지수로 최대 3200까지 제시하는 등 낙관적 전망 일색이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신뢰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실제 일부 증권사들은 뒤늦게 하반기 지수 전망을 2300포인트까지 하향 조정하는 등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