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디스플레이 대표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등 미래 기술이 접목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제품을 선보였다. 최근 중국의 OLED 출하량이 한국을 추월하며 거센 추격이 이어지고 있지만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시장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K-디스플레이’ 전시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의 OLED 출하량이 한국을 넘어선 것에 대해 “매출액 기준으로는 여전히 우리가 앞서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글로벌 OLED 패널 시장에서 중국은 출하량 49.7%를 차지하며 한국(49%)을 추월했는데 단가 면에서는 한국 업체들이 우위에 있다는 것이다.
그는 “캐파(생산능력)가 많이 있다고 다 좋은 것이 아니다. 최소한의 캐파를 유지하며 프리미엄 제품으로 중국과의 경쟁에서 앞서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빠르게 성장 중인 정보기술(IT) 기기용 OLED 시장과 관련해서는 “고객사뿐 아니라 인텔이나 퀄컴 등 다양한 시스템 파트너들과 협업하고 있다”며 “온디바이스 AI와 합쳐져 많은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기조를 증명하듯 이번 전시회에서는 OLED 혁신 제품이 대거 공개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원형 OLED를 적용한 스마트키와 플렉시블 OLED가 적용된 스마트워치 클링밴드 등을 선보였다. 확장현실(XR) 헤드셋의 핵심 기술인 올레도스(OLEDoS) 신기술도 공개했다. 기존 RGB 방식의 올레도스와 다른 화이트 방식(W-OLED)으로 4K TV 한 대 해상도를 ‘동전 크기’의 화면에 담았다는 것이 특징이다.
LG디스플레이(034220)는 차량용과 대형·게이밍 분야에서 기술력을 강조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에서는 OLED와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등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최적화 솔루션을 선보였다. 차량용 18인치 슬라이더블 OLED는 평소 천장에 화면이 숨겨져 있다가 원할 때 아래로 펼쳐져 차량 안에서 영화 감상, 화상회의 등을 할 수 있다. 83인치 OLED TV 패널의 경우 휘도(화면 밝기)를 기존 대비 42% 향상한 메타 테크놀로지 2.0을 적용했다.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중국의 추격 현황이 엿보였다. 디스플레이 비즈니스포럼에서 마이크로 LED 분야 연사 8명 중 7명이 중화권 인사였다. 이들은 현지에 마이크로 LED 공급망이 촘촘하게 갖춰져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내 기업들도 올레도스를 개발하며 사업을 발전시키고 있지만 전반적인 공급망 미흡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중국 1위 LED 업체 산안광전의 로저 장 부사장은 마이크로 LED 사업과 관련해 “매년 연구개발(R&D)에 1400만 달러(약 190억 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며 “1월 0.12인치 마이크로 LED 기술 실증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장린 첸 대만디스플레이산업협회 이사는 “대만은 반도체와 LED 재료·장비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마이크로 LED 개발에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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