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적자의 늪에 시달리는 한국전력(015760)공사의 회사채 발행액이 최근 두 달 만에 4조 원을 돌파했다. 한전이 9~12월 차환해야 하는 추가 만기 물량만 10조 원이 넘는 상황이어서 조만간 한전발(發) 전체 채권 가격 약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한전은 6월 14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여덟 차례에 걸쳐 총 4조 1000억 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발행 재개 후 매주 평균 5000억 원 이상의 한전채를 찍어낸 셈이다. 한전채는 6월까지만 해도 2800억 원 순상환을 보이다 지난달 5500억 원 순발행으로 전환했다. 이달도 16일까지 1500억 원 순발행을 기록하고 있다.
앞서 한전은 지난해 1~9월 한전채를 11조 9300억 원어치 발행했다가 올 6월까지 발행을 중단했다. 매달 수조 원 규모의 신용등급 ‘AAA급’ 초우량채가 시장에 풀리자 신용 채권(크레디트) 시장에서 ‘한전채가 신용 스프레드(회사채와 국고채 금리 간 차이) 확대를 부채질한다’는 비판이 나왔기 때문이다. 한전은 이후 기업어음(CP)이나 전자단기사채 등을 활용해 대응하다가 하반기 만기 물량이 급증하고 최근 금리까지 내려가자 6월부터 다시 채권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상당수 채권 전문가들은 한전채를 포함해 다음 달부터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공사채 물량만 31조 원이 넘는다는 점에서 이들이 일반 회사채 수요를 빨아들여 채권 가격 전체의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고 걱정했다. 금리 인하 기대가 선반영돼 내려갈 대로 내려간 회사채 금리는 최근 보합세를 보이며 약세 전환(금리 상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전은 노후화된 송배전 설비 교체 등에 투자해야 한다”며 “한전채 순발행 전환으로 채권시장이 이에 대해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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