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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도, AI폰도 아니네…올해 스마트폰 시장 반등 키워드는

첫 스마트폰 구입 수요 맞물리며

'신흥국'·'중저가폰' 성장 주도

평균 판매가 393弗…42弗 하락

'프리미엄' 애플 울고 中 웃고

삼성, 중저가폰 AI 탑재로 승부수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한 지하철역에서 현지 시민들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약 3년 만에 불황을 멈추고 상승 흐름을 타기 시작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중심추가 ‘스마트폰의 불모지’로 이동하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신흥 개발도상국에서 첫 스마트폰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들을 겨냥한 중저가 폰의 판매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시장 포화 상태에 이른 미국·유럽 등 선진국 시장이 이용자들의 교체 주기 지연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이에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주된 목표가 신흥국 중심의 중저가폰 시장으로 전환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피처폰 버리고 스마트폰으로…신흥국·중저가 시장 뜬다


19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는 393달러로 직전 분기(435달러) 대비 42달러(9.7%) 하락했다. 지난해 2분기 400달러였던 평균판매가격은 3분기 425달러, 4분기 498달러 등으로 오르다가 올해 1분기 435달러 등 2개 분기 연속 낮아졌다.



스마트폰 시장은 최근 중저가 폰의 판매 비중이 계속 높아지는 중이다. 800달러를 초과하는 초고가 폰의 판매 비중은 2분기에 16%로 직전 분기 대비 5%포인트 줄어든 반면 400달러 미만의 저가 폰 비중은 70%로 3%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도 800달러 초과는 1%포인트 줄고 400달러 미만은 1%포인트 늘었다.

2분기 전 세계 지역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및 전년 대비 성장률.


이 같은 흐름은 중저가 폰 중심인 신흥국 시장이 최근 크게 개선되고 있는 덕분이다. 전 세계에서 스마트폰 보급률이 가장 낮은 아프리카·중동 시장의 경우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9% 성장하면서 글로벌 점유율이 14%까지 높아졌다. 대표적인 선진국 시장인 유럽(14%)과 같은 수준이다. 중남미 또한 11%로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상승폭을 기록했다. 반면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은 북미는 1% 성장에 그치면서 대조를 이뤘다.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이 일상화 된 일본, 한국 등이 포함된 아시아·태평양·일본도 6% 성장에 머물렀다. IDC는 2028년까지 개발도상국에서 평균 3.5%의 성장을 이루면서 선진국(1.1%)보다 높은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안토니오 왕 IDC 부사장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장기적인 성장 전망은 신흥국 시장의 스마트폰 보급률 확대와 이곳에서의 짧은 교체 주기에서 기인한다”며 “스마트폰 신규 출하분의 30~40%는 피처폰 이용자에게서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신흥국 시장의 스마트폰 중 약 60%는 200달러 미만이며 교체주기가 빠른 특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신흥국 중심의 수요 증가 속에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하락 흐름을 멈추고 2021년 이후 3년 만에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은 11억 9500만 대로 전년 대비 3.8% 증가할 전망이다.

애플 울고 中 웃고…삼성전자(005930), AI 확산으로 승부


‘값싼 스마트폰의 대량 판매’는 삼성전자나 애플 같은 기술력을 앞세워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심 제조에 집중하는 기업보다 가성비로 승부하는 중국 업체들에게 훨씬 유리하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는 인도에서 지난해 2분기 1위에서 올해 2분기 3위로 내려앉았다. 1, 2위는 샤오미, 비보 등 중국 업체들이 꿰찼다. 동남아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는 18% 점유율로 1위를 지켰지만 공동 2위인 오포, 샤오미(각각 17%)와의 격차가 1%포인트까지 줄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베트남에서는 오포에 밀려 2위로 하락했다.

미국 IT 매체 '안드로이드 헤드라인'이 공개한 갤럭시 S24 FE의 제품 사진.


그나마 갤럭시 A시리즈 등 보급형 스마트폰 라인업의 경쟁력이 탄탄한 삼성전자와 달리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심인 애플은 사정이 더 불리하다. IDC는 애플의 i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의 출하량이 올해 0.7% 늘어나는 데 그칠 거라고 예측했다. 안드로이드 진영이 4.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 것과 대조적이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AI 기능의 탑재 지연으로 인한 경쟁력 저하, 중저가 시장에서는 중국 등 대형 시장에서의 점유율 하락 등의 악재가 이어진 탓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A시리즈 등 중저가 라인업에 AI 기능을 탑재하는 등 기능 경쟁력을 높여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적인 기술 경쟁력과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프리미엄 중심 전략을 강화하면서도 이 시장으로 신흥국 소비자들을 끌어올리기 위한 교두보로서 중저가 제품을 고도화하는 전략이다.

회사는 회사의 주력 사업 모델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는 ‘갤럭시 AI’를 보급형 모델에까지 확대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반기 출시할 준프리미엄 모델인 갤럭시 S24 팬에디션(FE) 뿐 아니라 보급형 갤럭시 A16 시리즈에도 갤럭시 AI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테크인사이츠는 삼성전자가 AI 폰 선점 효과 등을 업고 올해 총 2억 2720만 대를 출하해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지킬 것으로 예측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AI 생태계의 확산과 중저가 폰의 성능 우위를 바탕으로 중저가폰 이용자들의 교체 수요를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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