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연착륙 전망에 힘이 실리며 지난주 글로벌 증시는 9개월 만에 최고의 한 주를 기록한 가운데 국내 주요 증권사들도 이번주 코스피 지수가 이달 초처럼 급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대 관심사는 오는 23일 잭슨홀 연설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9월 금리 인하와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내느냐다. 다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하 여부 박빙 상황에 놓인 미국 대선, 불안정한 중동 정세는 증시 불확실성을 높이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코스피는 9일 2588.43보다 108.80포인트(4.20%) 상승한 2697.23에 거래를 마감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764.43에서 21.90포인트(2.86%) 오른 786.33에 장을 마쳤다. 특히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 개선이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12~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투자가가 1조 8144억 원어치를 순매수한 가운데 기관도 1853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개인은 2조 63억 원어치를 내다팔았다. 코스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1397억 원, 179억 원씩 순매도했고 개인만 1972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증권사들은 7월 미국 실업률 발표 이후 주식시장을 덮쳤던 경기침체 공포,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저렴한 엔화로 매수한 해외 자산 재매도) 우려 등은 당분간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9월 연준의 금리 인하 폭 예상치도 기존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번 주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의 23일 오전 잭슨홀 연설에서 9월 금리 결정 관련 힌트가 나올지 주시하고 있다.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22일부터 사흘간 개최되는 심포지엄에선 파월 의장 외에도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 앤드루 베일리 잉글랜드은행(BOE) 총재, 필립 레인 유럽중앙은행(ECB)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 세계 경제 주요 인사들이 메시지를 낸다. 금융시장에선 연준이 9월에 0.25%포인트 내리며 금리인하를 시작할 확률을 75%로 보고 있다.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 전망은 25%다.
증권사들은 미국 대선이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박빙 양상으로 흘러가는 점은 증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어느 후보도 확실히 승기를 잡지 못한 만큼 이들의 정책 공약이 즉각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주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상황에 따라 ‘해리스 트레이드(해리스 부통령 수혜주에 베팅하는 현상)’가 나타날 수 있다고도 관측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한국은행 금통위의 선제 금리 인하 사능성, 이란·이스라엘 간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도 주시해야 할 부분으로 꼽았다.
NH투자증권(005940)은 이에 따라 이번주 코스피지수 예상 범위를 2580~2710으로 제시했다. 증시 상승 요인으로는 경기침체 우려 완화와 주가 고평가 해소 등을, 하락 요인으로는 미국 대선 불확실성을 들었다. 다음주에 관심을 둘 만한 업종으로는 반도체, 바이오, 화학, 금융 등을 거론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미국 대선 상황은 어느 한쪽이 승리 했을때에 수혜를 볼 수 있는 종목들을 거래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정책 민감 업종들의 성과는 미국 대선 전까지는 밋밋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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