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증시 급락의 배경이 된 미국 경기 침체 위험에 대해 한국은행은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진단했다.
한은은 23일 '최근 미국 경기 흐름 평가와 대(對)미 수출 영향 점검' 보고서에서 "미국 노동시장은 높은 긴장도(tightness)가 완화하면서 수급이 균형을 찾는 정상화 과정에 있다"며 "따라서 경기가 단기간에 급락할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했다.
해고율이 아직은 낮고,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긴 했지만 아직 양호한 성장 모멘텀(동인·동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7월 고용보고서 결과에 따른 삼의 규칙 발동만으로 경기 침체를 예단하기 어렵다고도 판단했다. 이 법칙은 3개월 이동평균 실업률이 1년 내 최저치 대비 0.5%포인트 이상 높을 경우 경기침체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한다.
한은은 "(삼의 규칙 발동은) 노동 수요 측 요인과 더불어 노동 공급과 허리케인 등 일시적 요인도 상당 부분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향후 미국 경제 성장세는 고금리·물가 영향에 하반기로 갈수록 소비를 중심으로 점차 둔화할 것으로 봤다.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확대와 지속적 이민자 유입 등으로 당분간 급격한 침체 없이 안정적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은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로 2.4%를 제시했다.
미국 성장세가 예상보다 좀 더 둔화되더라도 자동차·기계류 수출이 전체 대미 수출에 생길 하방압력을 완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2020~20204년 중 대미 수출 비중에서 각각 35.5%, 13.4%를 차지하는 자동차와 기계류의 대미 수출 증가분에 대한 비경기적 요인 영향이 과거보다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은은 "전기차 캐즘 장기화 가능성, 트럼프 대통령 당선 시 인플레이션감축법(IRA)·반도체법 지출 축소 등의 정책 불확실성,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고율 관세 부과 가능성 등 리스크(위험)에 기업들의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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