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000100) 폐암치료제 ‘렉라자(레이저티닙)’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으면서 이번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주(19~23일) 유한양행 주가는 지난주 대비 11.97% 오른 10만 6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우선주인 유한양행우(000105)도 지난주 대비 41.44% 오른 11만 16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두 종목 모두 이번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유한양행은 23일 장중 한때 11만 1400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렉라자가 국산 신약 최초로 글로벌 연 매출 1조 원을 넘어서는 블록버스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유한양행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유한양행은 렉라자와 미국 존슨앤드존슨(J&J)의 항암제 ‘리브리반트’를 함께 투약하는 병용 요법이 FDA에서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FDA 승인을 받은 한국 신약으로는 아홉 번째이고, 항암 분야에서 국내 제약사가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수출을 해 출시까지 이어진 첫 사례다. 그동안 수면장애·뇌전증·자가면역질환 등에서 다양한 국산 신약이 FDA 승인을 받았지만 항암제는 빈번히 고배를 마셨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는 국산 31호 신약이다. 폐암은 암세포 크기에 따라 소세포암과 비소세포암으로 나뉘는데 비소세포암은 전체 폐암의 80%가량을 차지한다. ‘구글의 대모’로 불리던 수전 워치츠키 전 유튜브 최고경영자(CEO)도 비소세포폐암 투병 끝에 10일 세상을 떠났다. 렉라자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돌연변이 활성을 억제해 암 신호 전달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뇌전이가 발생한 폐암환자에서도 우수한 효능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렉라자는 국내 바이오 기업 오스코텍이 개발했고 유한양행이 2015년 기술 도입했다. 유한양행은 2018년 존슨앤드존슨 자회사 얀센에 렉라자의 글로벌 개발·판매 권리를 1조 6000억 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유한양행은 얀센으로부터 약 800억 원 규모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수령하게 되며 판매에 따른 별도의 로열티도 받게 된다. 얀센이 설정한 렉라자의 미국 시장 매출 목표는 50억 달러(약 6조 60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렉라자에 대해 “현재 EGFR 변이 환자의 1차 치료제인 타그리소(아스트라제네카) 대비 우수한 효과를 입증한 ‘첫 번째이자 유일한 다중 타깃, 화학 요법이 필요 없는 치료제’라는 점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유했다”고 평가했다. 이희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FDA 승인은 국내 항암제 최초로 미국 시판 허가를 받은 기념비적인 사례로 오랜 연구개발(R&D) 투자의 성과물”이라며 “8조 원 규모의 시장을 겨냥하는 K블록버스터 항암제 출시와 이로부터 창출되는 지속적인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향후 인수합병(M&A) 및 신약 파이프라인 강화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또 다른 렉라자 탄생을 위해 R&D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며 “바이오텍 및 학계와의 협업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열홍 R&D 총괄 사장도 “유한양행의 최종 목표는 제2·3의 글로벌 블록버스터를 직접 개발하는 것”이라며 “R&D를 중심으로 혁신 신약을 개발, 이를 수출해 우리나라 제약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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