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하며 가계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은행에 대한 개입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원장은 25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지금까지는 시장 자율성 측면에서 은행들의 금리 정책에 관여를 하지 않았으나 앞으로는 부동산 시장 상황을 비춰서 은행에 대한 개입을 더 세게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시장금리가 하락했음에도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리면서 정책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 인상은 정부가 원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 상반기 은행들도 예상하지 못한 시장 촉발 요인 때문에 가계대출 수요가 크게 늘면서 크게 놀란 은행들이 이를 쉽게 관리하기 위해 금리를 올린 것”이라며 "예대금리차도 벌어지게 되고 2금융권보다 1금융권 금리가 높아지는 등 소비자 입장에선 일종의 왜곡 현상이 생긴 게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는 것도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부는 수도권 집값 상승 등 최근 부동산 시장 관련해서 개입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면서 "단순히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하나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9월 이후에도 대출 증가세가 나타나면 더 강력한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이 연루된 대규모 부정대출 사건과 관련해서도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 등 경영진의 책임을 묻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원장은 임 회장과 조 행장도 결과에 따라 처벌과 제재가 가능하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법상 할 수 있는 권한을 최대한 가동해 검사 제재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제재 대상이 누가 될지 모르지만 법상 보고해야 할 사안이 보고되지 않은 점이 명확해 누군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전 회장의 매우 가까운 친인척 운영회사에 대규모 자금 공급이기 때문에 상식적인 수준에서 은행 내부에서 의사결정 과정에서 몰랐다고 보기 어렵다"며 "은폐라고 오해할 수 있게끔 처리를 했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지주 회장· 은행장 등 고위 경영진의 윤리의식, 기업문화, 아주 기본적인 윤리의식이 국민들이 수용할 수 있는지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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