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물보안법이 연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바이오 기업의 매출 하락이 현실화됐다.
29일 한국바이오협회 등에 따르면 중국 바이오 기업 BGI과 MGI테크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급감했다. 미국 상·하원에서 발의된 생물보안법은 미국 의회가 '우려 기업'으로 지목한 중국 바이오 기업들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법안이다. 우시바이오로직스와 우시앱텍, 베이징게놈연구소(BGI)와 자회사인 MGI테크 등이 대상으로 명시됐다. 법안이 실행될 경우 미국 정부 지원금을 받는 기업은 ‘적대적 해외 바이오기업’의 장비와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이 금지된다.
중국 최대 유전체 분석업체인 BGI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2억 625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했다. 회사의 가장 큰 매출을 차지하는 정밀의학 테스팅 부문의 매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BGI는 코로나 관련 매출 하락과 지정학적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BGI는 유럽과 한국을 비롯해 100여 국가 의료기관에서 1000만 건에 달하는 태아 DNA 선별검사를 수주하고 있는데 저가 경쟁력을 내세워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BGI는 2012년 미국 컴플리트 지노믹스(CGI)를 인수하며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일루미나·써모피셔 등 미국 기업이 과점해 온 유전체 분석 장비 시장 지형에 균열을 일으켰다.
BGI의 자회사이자 코로나19 진단 장비 생산업체 MGI테크의 상반기 매출은 1억 699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6% 급감했다. 전체 매출의 83%를 차지하는 유전자 서열 분석기인 시퀀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한 여파다.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시퀀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가까이 감소했다. MGI테크는 “지정학적 요인과 경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유전체 분석 기업들은 미국의 규제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전문 로비기관을 통해 생물보안법에 대한 로비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BGI는 지난해 미국 국방수권법에 대한 로비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생물보안법에 대한 로비도 진행했다. 지난해 4분기 로비에 27만 달러를 지출했으며 올해 1분기에는 10만 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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