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 연휴는 이틀만 휴가를 내면 최장 9일의 휴일를 확보할 수 있다. 이에 추석 연휴기간 미뤘던 여름휴가를 떠나는 직장인들이 평소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내 한 여행플랫폼이 지난달 진행했던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3%가 9일의 연휴를 위해 연차 사용 의사를 밝혔고 그 사유로 ‘장기간 여행’이 가장 많은 응답을 차지했다. 직장인 10명 중 6명이 ‘늦캉스’(늦은 휴가)를 계획하고 있는 셈이다.
긴 휴일을 즐겁게 만끽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건강 리스크들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늦캉스를 건강하게 보내기 위한 방법들을 살펴보자.
◇ 이동 중 멀미 심할 땐 ‘내관혈’ 지압 추천
여행 중 자동차, 기차, 비행기 등 이동 수단을 장시간 이용하다 보면 멀미를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멀미는 자율신경계의 이상증상 중 하나로 눈으로 보는 환경과 내가 느끼는 감각이 불일치할 때 나타난다. 빠르게 움직이는 이동수단을 탔음에도 뇌가 이를 인지하지 못해 감각 충돌이 발생하는 것이다. 어지럼증, 메스꺼움, 현기증 등의 증상을 유발하고 심할 경우 구토를 할 수도 있다. 정체된 도로에서는 출발과 정지가 반복돼 멀미가 더 심해지기도 한다.
멀미가 심할 땐 ‘내관혈(內關穴)’ 지압을 추천한다. 내관혈은 손목 안쪽 중앙에서 팔꿈치 방향으로 약 5cm 떨어진 곳에 있다. 마사지하듯 천천히 1분간 지압한 뒤 반대쪽도 동일하게 진행한다. 단, 아플 때까지 눌러서는 안되며 통증이 있을 경우 지압을 멈추도록 한다.
◇ 종일 관광하고 발바닥 아플 땐 ‘족저근막 이완 스트레칭’
더위가 지속되면서 휴가 중 슬리퍼나 샌들 등 여름철 신발을 이용하는 이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름철 신발은 대부분 밑창이 얇거나 평평해 발바닥에 가해지는 충격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한다. 또한 발목을 안정적으로 고정해 주지 않기 때문에 장시간 걸으면 발에 부담이 누적되기 쉽다. 그 결과 대표적인 족부 질환인 ‘족저근막염’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족저근막은 발바닥의 둥근 형태를 유지하는 섬유조직으로 발바닥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해 준다. 문제는 지속적인 충격이 가해지면 손상이 누적돼 염증과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통증이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의 특성상 치료에 소홀한 경우도 많다.
만약 아침에 일어나 발을 디딜 때 발뒤꿈치에 찌릿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족저근막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족저근막의 손상이 더 악화돼 재발률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의심 증상이 있다면 예방과 치료에 적극 나서도록 하자. 간단한 스트레칭을 통해 여행 중에도 쉽게 족저근막염과 발 통증을 예방할 수 있다.
우선 계단이나 평평한 받침대 위에 양발을 반 정도만 걸치고 아픈 발의 뒤꿈치를 밑으로 3초간 천천히 눌러준다. 이때 반대 발은 살짝 들어준다. 이후 족저근막의 이완에 집중하며 처음 자세로 돌아오면 된다. 총 10회씩 3세트를 실시해 주자.
◇ 여행 후 허리 통증 가시지 않을 땐 ‘추나요법’도 도움
장시간 이동 중 고정된 자세로 앉아 있으면 척추를 비롯한 전신의 관절과 근육이 경직되기 마련이다. 이는 근육통으로 이어진다. 게다가 앉은 자세는 서 있을 때보다 척추에 더 큰 부하를 준다.
장거리 이동 중에는 한 시간에 한 번씩 스트레칭과 휴식을 통해 근육을 이완하는 것을 추천한다. 여행을 다녀와서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전문적인 관리와 치료에 나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허리 통증과 더불어 다리가 저리는 증상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 단순한 근육통이 아니라 디스크(추간판) 손상이 원인일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추나요법과 침·약침 치료를 중심으로 허리 통증을 치료한다. 특히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직접 진행하는 수기요법이다. 비정상적으로 틀어진 뼈와 근육을 정상화하고 균형을 맞추는 치료법으로, 척추를 비롯한 특정 부위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여준다. 이는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근육과 인대의 과긴장을 해소, 통증 감소 및 신체 전반의 기능 개선에 도움을 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