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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라오스 유일 아동병원 설립…이집트선 난민 진료·직업교육

[ODA 글로벌 중추국가 주춧돌]

<4>개도국서 꽃 피우는 '인도적 지원'

2011년 라오스에 건립한 아동병원

영아 사망률 감소 등 건강개선 기여

베트남엔 '당일 MRI' 거점병원 지원

아제르 농·식수 공급 관개수로 정비

이집트선 시리아 난민들 정착 사업

창업·기술교육 받은 가구 소득 급증

라오스 한라아동병원을 찾은 환아가 주사를 맞으며 울고 있다. 비엔티안=우영탁 기자




1954년 한국전쟁은 끝났지만 서울 도심은 폐허나 마찬가지였다. 매일 생존을 걱정하던 신생국 대한민국에 국제사회의 원조는 절대적이었다. 1950년대 우리나라 예산의 40% 이상이 원조였다.

2010년 한국은 세계 최초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변신했다. 어려운 시기에 원조를 받고 경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만큼 현재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의 큰 기둥 중 하나가 인도적 지원이다. 개발도상국 국민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게 인도적 지원 사업이 역할을 하면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라오스의 ‘한라아동병원’이 대표적이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350만 달러를 지원해 2011년 설립한 이 병원은 라오스 내 유일한 아동 병원이자 5대 국립 병원이다. 한 달 평균 입원 환아는 3000명, 일 평균 외래 방문자는 200명에 이른다. 의사 39명을 비롯해 147명의 의료진이 있다.

이 병원 개원 전인 2008년 라오스의 영아 사망률은 출생아 1000명 중 75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000명 중 5~6명)은 물론 주변국과 비교해도 높았으나 2021년에는 34.4명으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싸야봉 보우아통팁 병원장은 “라오스를 대표하는 아동 병원으로 아동 건강 개선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면서도 “의료진이 아직 부족하고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이 필요한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에서는 한국이 ‘옌바이종합병원’ 건립을 지원했다. 옌바이성은 수도 하노이에서 북서쪽 방향으로 차로 약 2시간 30분 거리에 있다. 도시와 멀리 떨어진 만큼 주민들이 현대식 의료 서비스를 받기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이곳이 지역 거점 병원으로 기능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수출입은행이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통해 4500만 달러(약 600억 원)의 차관을 지원했고 이를 통해 건축 시공부터 의료 기자재 공급 및 사후 정비, 의료진 교육, 병원 운영 등의 분야에서 도움을 줬다.

쩐란안 ‘옌바이종합병원장’은 “현재 750개의 병상을 보유하고 있고 치료 건수는 지난해 12만 8000건에 달한다”며 “환자들의 만족도 역시 98%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의 지원으로 자기공명영상(MRI) 장비도 갖추고 있으며 하노이에서는 MRI 예약을 하려면 며칠이 걸리지만 여기서는 당일에 바로 이용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병원뿐 아니라 농·식수와 생활하수 처리 등 도시 기반시설 처리를 돕기도 한다. 지난해 3월 개소한 라오스 비엔티안 인근의 자원순환센터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모아 퇴비를 만든다. 개소 이후 지금까지 587톤의 음식물 쓰레기를 가공해 유기농 퇴비 35톤을 만들었다.

아제르바이잔에서는 카스피해를 둘러싼 분쟁으로 발생한 난민들에게 농·식수를 제공하기 위한 물 사업이 진행 중이다. 물 부족 국가인 아제르바이잔에는 고대부터 내려온 ‘카흐리즈’라는 중앙아시아 전통 물 공급 시스템이 있지만 10% 정도만 복원돼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KOICA는 2018년부터 450만 달러를 들여 8개 주에서 40여 개의 카흐리즈 시스템을 복원해 400㎞에 이르는 관개수로를 정비하고 있다. 사업이 완료되면 약 8000가구, 총 3만여 명의 난민에게 안정적인 물 공급이 가능해진다.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주에 위치한 한 마을 회관에서 여러 국적의 난민들이 임산부와 영아들을 위한 영양 교육을 받고 있다. 카이로=이진석 기자


최근 잇따른 국제분쟁으로 늘어나는 난민을 돕는 데도 한국이 나섰다. 이집트에서는 KOICA가 난민 정착을 돕는 사업들을 전개 중이다. 수단 및 시리아 난민이 집중적으로 머물고 있는 알렉산드리아주에서는 7개의 현지 병원과 협약을 맺어 난민 임산부와 2살 이하 영유아를 대상으로 매달 무료 검진을 진행한다.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면 15달러 상당의 ‘음식 바우처’를 지급하기도 한다. 난민에게만 지원이 집중될 경우 자칫 현지 주민과의 갈등으로 ‘역차별’ 논란이 발생할 수 있어 현지 저소득층에도 동일한 혜택을 제공하는 등 세심한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난민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직업·기술 교육 및 창업 지원도 이뤄진다. 지난해는 직업훈련에 240가구, 창업 지원에 145가구가 참여했는데 교육 후 이들의 소득이 평균 7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식량계획(WFP)과의 협업을 통해 올해는 교육 대상 인원을 600가구로 대폭 확대했다. 내전을 피해 이집트로 건너온 한 수단 출신 여성은 “새로운 삶의 터전에서 일자리를 구하는 데 직업교육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이런 프로그램을 제공해준 한국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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