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퍼플렉시티가 인공지능(AI) 검색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AI 생태계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 SK텔레콤은 퍼플렉시티의 AI 검색 서비스를 활용해 국내 사용자들의 경험을 혁신하는 동시에 기술 협력을 통한 새로운 AI 에이전트 서비스도 개발해 글로벌 AI 사업 확대에 나서겠다는 포부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4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AI 검색 기술이 현대인의 시간을 절약해 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면서 "퍼플렉시티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AI 검색 시장의 패러다임 바꿔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퍼플렉시티는 2022년 오픈AI 출신의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대표가 창업한 미국 AI 스타트업이다. 생성형 AI 기반의 대화형 검색엔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른 생성형AI 서비스와 비교해 검색 결과에 대한 정확도가 높고, 정보에 대한 출처를 제공해 할루시네이션(환각현상)도 줄인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SK텔레콤은 지난 6월 퍼플렉시티에 약 1000만 달러 규모 투자를 결정하고 협력 체계 구축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구체적인 협력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고, 이제 본격적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공동 사업에 나설 예정이다. 양사는 △상호 투자 △공동 마케팅 △A.(에이닷)과 글로벌향 'AI 에이전트' 서비스 고도화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대표는 "SK텔레콤과의 이번 협력을 통해 한국 사용자들은 AI로 사람처럼 대화하며 검색할 수 있는 혁신적인 검색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먼저 SK텔레콤은 퍼플렉시티의 대화형 AI 검색 서비스를 국내 사용자들이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미 지난 8월 SK텔레콤은 자사의 AI 에이전트 서비스인 '에이닷'에 퍼플렉시티 서비스를 탑재했다. 또 국내 SK텔레콤 고객들을 대상으로 유료 상품인 '퍼플렉시티 프로'를 1년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정석근 SK텔레콤 글로벌/AI테크 사업부장(부사장)은 "에이닷을 통해 다양한 AI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앞으로 에이닷 내에서도 퍼플렉시티 서비스 사용 경험을 외부에서 사용하는 것처럼 동일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퍼플렉시티의 기술을 활용해 에이닷 서비스 고도화도 추진한다. 퍼플렉시티와 함께 한국에 최적화된 AI 검색 엔진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국내 인터넷 검색 환경과 문화에 최적화된 검색으로 SK텔레콤은 한국어 데이터, 문화 콘텐츠 등을 제공하고 퍼플렉시티는 검색엔진의 파인튜닝 등을 맡아 AI 검색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 나갈 계획이다.
또 SK텔레콤은 퍼플렉시티와 함께 미국 시장에 '개인용 AI 에이전트(PAA)' 서비스를 출시하고, 관련 시장 공략을 추진한다. 퍼플렉시티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SK텔레콤의 자회사 '글로벌 AI 플랫폼 코퍼레이션(GAP)'에 투자자로 참여하고, 검색 파트너로서 기술 지원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현재 양사는 글로벌 시장에 적합한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올해 시범 서비스를 거쳐 내년 중 정식 서비스를 출시한다.
PAA는 이용자를 이해하고, 의도에 따라 가장 적합한 서비스를 연결해 주는 '개인비서' 서비스다. 에이닷과는 별개의 서비스로, 해외 사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AI 서비스에 특화된 개인비서 서비스를 지향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퍼플렉시티는 PAA의 답변 품질 향상을 위해 SK텔레콤에 범용 API가 아닌 프라이빗 API를 제공해 사용자들이 더 많은 검색 정보나 출처를 풍성하게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유영상 대표는 "최근 AI의 급속한 발전이 글로벌 검색 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는 상황에서 퍼플렉시티와의 투자 및 서비스 제휴는 SK텔레콤의 AI 검색 경쟁력 제고로 AI 생태계 주도권 확보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