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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WTO 수석 이코노미스트 “한국, 올해 상품교역서 기대보다 훨씬 더 선방"

랄프 오싸 세계무역기구(WTO) 수석 이코노미스트, 4일 개별인터뷰

WTO 수석 이코노미스트 "전 세계 무역 75%, WTO 규범 하에 이뤄져"

"한국 디지털 서비스 강세 '흥미'"

"한국, 수출 주도 산업화의 모범 국가" 높게 평가…올해 상품교역도 선방

랄프 오샤 WTO 수석 이코노미스트 인터뷰. 권욱 기자 2024.9.4




“종종 간과되고 있지만, 한국에 대해 정말 흥미로운 점은 서비스 수출, 특히 디지털 서비스의 수출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랄프 오싸(Ralph Ossa) WTO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경제조사·통계국장은 4일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한 랄프 오싸 이코노미스트가 국내 개별 언론과 인터뷰를 가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인터뷰에는 산업부 세계무역기구 직원들도 함께 동석했다.

오싸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4월에 WTO가 내놓은 세계 상품무역 성장률 전망치가 오는 10월 10일에 업데이트 될 것이라면서도 기존 전망치를 철회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WTO는 올해 세계 상품교역량(상품 무역 규모)이 2.6%, 내년에는 3.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현재까지 받은 자료에 따르면 WTO의 4월 예측치가 대체로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우선 그는 유럽의 상황이 WTO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좋지 않아 유럽에 대한 상품교역량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 그는 “지난해 매우 높은 인플레이션과 높은 에너지 가격이 유럽 무역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반면 그는 아시아 상품교역량은 연초 기대보다 더 좋다면서 중국과 일본을 제외하고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예상보다 훨씬 더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에 대한 상품 교역량 예측치에 대해 상향 조정했다.



이처럼 그는 유럽에서 하향 조정된 상품 무역 규모량만큼 아시아에서 상쇄한다고 판단해 전체적으로 올해 세계 상품교역량 전망치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유럽 상황이 좋지 않아 기존 4월 전망치보다 조금 더 내려갈 가능성에 대해 열어뒀다. 그는 “모든 데이터가 들어오고 나서야 확실히 알 수 있다”면서 “이러한 예측은 항상 매크로 경제 상황과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해 많은 불확실성을 동반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싸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이 올해 상품 및 서비스 교역 부분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 배경을 묻는 질의에 디지털 서비스 수출 성장이 큰 몫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팬데믹 이전보다 디지털 서비스 가치가 2배 넘게 증가했다”면서 “한국이 디지털 서비스에서 강세 보이는 점이 매우 흥미로운 발전이다”고 한국의 무역 및 교역 규모 성장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한편 그는 오는 11월 미 대선과 관련해 미국도 WTO 무역 체계 유지를 위해 헌신해야 한다며 WTO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가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WTO의 맥락에서 관세를 변경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다른 무역 파트너와 협의하고 협력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회원국들이 다자간 무역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헌신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상소 기능이 무력화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그는 회원국들 간에 자발적인 분쟁 해결 시스템이 잘 작동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세계 경찰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결국에는 각 회원국의 협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면서 “연초에 열린 각료 회의에서 항소 기구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자유무역협정(FTA)나 WTO의 기능이 많이 약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성공적인 다자주의 무역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전히 전 세계 무역의 75% 이상이 WTO 규범 하에 직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지역주의와 지정학적 긴장이 있지만 여전히 세계 무역 거래의 대다수는 다자주의 규범 하에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한국의 WTO에서의 역할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수출 주도 산업화의 모범 국가 중 하나”라면서 “개방적이고 비차별적인 다자간 무역 시스템의 지원을 받은 국제 무역의 힘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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