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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국 韓 신뢰도 中·日 앞서…국제표결서도 확실한 우군 효과"

[ODA 글로벌 중추국가 주춧돌]

<5·끝> 해외 현장 전문가들이 본 ODA의 힘

제3국과 우호관계 '마중물' 역할

단순히 수혜국만 늘리던 차원서

대외정책 연계 가능국 집중 지원

다양한 분야서 유무상 개발 협력

김용현 주이집트 대사




신만택 주동티모르 대사


“아무리 작은 나라여도 유엔이나 올림픽·엑스포 등 국제 행사 유치에서는 똑같이 한 표를 행사하죠.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은 우리나라에 확실한 한 표를 줄 우방을 늘리는 효과를 이끌어냅니다.” (신만택 주동티모르 대사)

“한국과 이집트 정부 간 교통 인프라,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유·무상 개발 협력은 양국 관계 발전뿐 아니라 한국 기업의 이집트 진출에도 마중물 역할을 합니다.” (김용현 주이집트 대사)

대한민국이 제3세계 국가들과 돈독한 우호 관계를 쌓고 활발한 경제적 교류를 이어나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해외 각국에서 발로 뛰는 외교관과 공공기관 관계자들의 땀과 눈물이 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 현지에서 ODA 사업을 집행하고 관리하는 이들은 ODA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ODA 가운데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주도하는 무상 원조 사업은 ‘한국’이라는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신만택 대사는 “동티모르는 상록수부대와 KOICA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인식이 매우 좋다”며 “최근 동티모르에서 진행한 설문 조사를 보면 이곳에서 한국의 영향력은 6위, 신뢰도는 4위”라고 전했다. 한국에 대한 신뢰도가 중국·일본보다 앞섰다는 설명이다.

신 대사는 “이곳 노동자들의 꿈이 한국에서 일하는 것인데, 정작 한국 사업장에서 배워오는 언어는 ‘빨리빨리’ ‘안 돼’와 같은 부정적인 말”이라며 “KOICA와 ODA 사업으로 쌓아올린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배려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간 우리나라의 무상 원조 사업은 수혜국의 수를 늘리는 데 집중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외 정책과 연계될 가능성이 큰 국가들에 대한 지원을 집중적으로 늘리고 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한정적인 재원을 효과적으로 집행하자는 취지에서다. 이를 위해 정부는 5년마다 ODA 중점협력국(현재 27개국)을 지정·운영하고 있다.



김용현 대사는 “이집트는 유럽·중동·아프리카를 잇는 지리적 요충지에 위치해 있고 인구 1억 명 이상의 역동적인 내수 시장을 보유해 투자처로서의 잠재력도 크다”며 “양국 간 개발 협력의 중요성이 커져가고 있는 만큼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 내 유일한 ODA 중점협력국으로 지정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와 주이집트대사관은 한국 기업의 이집트 진출을 위해 세일즈 외교, 기업 수출·수주 프로젝트 및 애로 해소 지원, ODA 활용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신규 사업 발굴과 함께 중소기업을 포함한 우리 기업의 개발 협력 사업 참여 확대, 유·무상 사업의 보다 유기적인 연계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각적인 K원조는 한국 청년들이 국제기구의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으로도 작용한다. 김진영 KOICA 이집트 사무소장은 “KOICA에서의 경험은 청년들이 국제 전문가로 발돋움할 계기가 될 뿐 아니라 유엔 등 국제기구로 진출할 디딤돌이 되기도 한다”며 “청년들이 글로벌 개발 협력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저변이 넓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준규 KOTRA 비엔티안 무역관장


신재현 KOTRA 카이로 무역관장


미래 시장 확보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현재 자국 기업들의 현지 진출을 위한 각국 무역관들 간 물밑 경쟁도 치열하다. 박준규 KOTRA 라오스 비엔티안 무역관장은 라오스에서 중국의 굴기와 한국의 부상 모두를 느낀다고 설명했다. 박 관장은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에 따른 철도 개통으로 라오스 현지에서 중국 상품에 대한 영향력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경우 수출입은행이 집행하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이 메콩강 인근 고수부지와 수변 야시장을 조성하며 영향력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박 관장은 “KOTRA는 현재 라오스 제2도시인 루앙프라방국제공항의 항공 운영 체계 개선 사업을 돕고 있다”며 “이번 사업으로 한국~루앙프라방 직항이 뚫린다면 더 많은 인적 교류가 생기고, 인적 교류가 늘면 새로운 사업을 발굴할 때도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재현 KOTRA 카이로 무역관장은 “이집트 정부 차원에서 전자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는데, 한국 중소기업들이 현지 업체의 공급망에 진입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다”며 “거래선 발견부터 라이선스 취득, 현지에서 발생하는 통관 애로 사항 해결, 미수금 회수 등 진출 기업이 겪을 수 있는 대부분의 문제를 전반적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했다. 신 관장은 “현지에 진출하는 기업이 늘어나면 KOTRA가 활동할 수 있는 여건도 호전된다”면서 “특히 제조 업체들의 이집트 진출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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