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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 잦은 피부암 '흑색종'…항암제 안듣는 이유 찾았다

KIST 김택훈 박사 연구팀

내성 원인 세계 최초 규명

‘신규 항암제’ 선점 가능성

비라프 억제 항암제 내성 발생 원인 구조. 사진 제공=KIST




김택훈 KIST 선임연구원


박병선 KIST 학생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멜라닌세포로 인해 발생하는 흑색종(암)의 항암제 내성 원인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이번 연구 성과로 2028년 1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흑색종 억제 항암제 시장의 선점 가능성도 높아졌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KIST의약소재연구센터 김택훈 박사 연구팀이 흑색종이 항암제에 내성을 가지게 되는 원인을 규명하고 내성 발생을 억제할 수 있는 신규 항암제 개발 전략을 제시했다고 11일 밝혔다. 피부 속 색소를 만들어주는 멜라닌세포가 일으키는 흑색종은 전이와 재발이 빈번한 피부암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 세계적인 고령화로 인해 2040년 매년 약 10만 명 이상이 사망하는 질병이 흑색종이 될 것이라는 보고까지 나온 상태다.



문제는 암세포 억제 항암제 약물에 대한 흑색종의 내성이 빠르게 진행돼 치료 효과마저도 높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임상 치료는 세포 성장과 분열을 조절하는 신호 전달 경로에서 역할을 하는 단백질 ‘비라프(BRAF)’를 억제하는 표적 항암제가 쓰이고 있다. 연구팀은 이 같은 비라프 억제 항암제에 흑색종이 내성을 가지게 되는 원인을 밝혔다. 폴리아민에 필수적인 AMD1 유전자의 활성화가 항암제 내성에 주요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발견한 것이다. AMD1 유전자는 세포의 성장과 증식을 촉진하는 폴리아민 생합성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데 암세포에서 폴리아민이 더 높은 수준으로 나타난다.

연구팀은 해당 유전자의 활성 정도를 조절해 폴리아민 생합성을 억제하면 비라프 항암제에 대한 내성도 낮아져 흑색종이 제거된 것까지 확인했다. 결국 내성이 생긴 흑색종에서 발암 유전자인 c-Myc가 폴리아민 생합성의 증가를 유발하고 늘어난 폴리아민이 미토콘드리아 단백질 양까지 증가시켜 항암제 내성을 가진 암세포 증식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발견해냈다.

김 박사는 “가장 치명적인 피부암인 흑색종의 항암제 내성 발생의 핵심 원인을 규명해냈다”며 “대사항암제 개발을 위해 비라프 돌연변이가 자주 나타나는 대장암과 갑상선암 등에서도 폴리아민 대사 조절을 통해 항암 효과 검증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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