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경은 몰라보게 늘어난 드라이버 샷 거리로 올해 국내 여자골프의 대세 중 대세로 떠올랐고 고진영은 누구나 부러워하는 컴퓨터 어프로치를 무기로 미국 무대에서 10년 가까이 입지를 지키고 있다.
이시우 코치가 이들을 정상으로 안내한 족집게 포인트 레슨을 서울경제 골프먼슬리에 공개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명예의 전당 입성을 이룬 리디아 고의 유틸리티 샷, 올해 한국오픈 챔피언 김민규의 아이언 샷, 이제 막 프로로 전향한 슈퍼 유망주 김민솔의 방향성 뛰어난 드라이버 샷까지 주말 골퍼의 시선에 맞춘 눈높이 레슨을 아낌없이 방출한다.
아웃-인 스윙하되 손과 몸을 함께 돌린다
전담 코치로 김민규 선수를 지도하게 된 건 올해부터다. 그 전엔 그저 좋은 스윙을 가진 선수라는 인상만 갖고 있었다. 더 가까이서 선수를 보게 된 다음부터 든 생각은 이 선수의 장점은 스윙에 거침이 없다는 거였다. 그리고 원하는 구질을 자유자재로 만들어서 칠 줄 아는 선수라는 것. 페이드 구질을 이 정도까지 일정하게 구사하는 선수가 있었나 싶더라.
한 가지 의문이 드는 부분은 샷 후에 나타나는 디봇의 양이 다를 때가 많다는 거였다. 페이드가 너무 과하게 나타날 때가 종종 있었다. 이 부분을 안정적인 쪽으로 개선하기 위해서 백스윙 톱에서부터 내려갈 때 너무 가파른 경로로 가지 않도록 하는 연습을 많이 했다.
KEY POINTS
1. 손과 몸이 멀어지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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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스윙의 형태는 아웃사이드-인 궤도로 이뤄진다. 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은 아웃-인 스윙이라고 하면 겁을 먹거나 꺼려하는데 선수들은 페이드를 치기 위해 흔히 바깥에서 안쪽으로 들어오는 아웃-인 스윙을 구사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 정도가 너무 심할 때 발생한다. 올해 한국오픈이 열린 주에 매일 김민규 선수를 따라다녔는데 대회 이틀 전 연습 때 클럽이 엄청나게 바깥에서부터 들어오는 게 눈에 띄었다. 피니시가 깎여서 들어갈 정도로 아주 심했다. 디봇을 보니 아니나 다를까 너무 가파르게 들어가서 깊게 팬 자국이 있더라. 페이드를 잘 치는 선수인데도 특정 구간에서 과한 동작이 있다 보니 미스가 발생하는 거였다.
백스윙 톱 포지션에서 손의 위치를 몸 쪽으로 떨어뜨리라고 주문했다. 이렇게 해야 페이드를 안정적으로 조정할 수 있으니까. 오픈 스탠스를 서고 몸의 바깥쪽으로 올라간 뒤 내려올 때는 오른쪽 어깨와 팔꿈치가 몸에 많이 붙어 들어오는 느낌이어야 한다. 가파른 궤도가 아니라 옆으로 빠지는 듯한 움직임으로 가는 것이다. 이렇게 연습한 결과 완만한 페이드가 나오기 시작했고 구질이 일정해진 효과 덕분에 높은 탄도로 빠른 그린에 볼을 세울 수 있었다고 본다.
2. 양손 벌려 잡고 일체감 갖는 연습
슬라이스와 페이드는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은 많이 다르다. 페이드는 왼쪽으로 출발해서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것이고 슬라이스는 중앙에서 오른쪽으로 비껴 나가는 거니까. 몸이 열려있는 상태에서 쳐야 페이드를 만들 수 있고 막아 놓고 치면 슬라이스가 나올 확률이 높다.
페이드가 안 걸리고 자꾸 슬라이스가 나오면 양손을 베이스볼 그립보다 더 넓게 분리해서 잡고 회전이 되게끔 연습하면 좋다. 왼손은 그대로 그립 끝에 위치시키고 오른손을 왼손과 멀어지게 벌려 잡는다. 그러고는 몸과 함께 돌아주는 느낌으로 완만한 스윙 궤도를 만드는 것이다. 다운스윙을 시작할 때 어깨와 손이 먼저 몸 앞으로 나가는 게 아니라 몸이 손과 일체감 있게 같이 회전하는 느낌을 익힌다. 추가로 이때 오른쪽 팔꿈치가 몸에 스쳐서 내려오는 느낌을 가지려고 하면 더 효과적이다. 완만한 페이드를 일정하게 칠 수 있는 방법이다.
[서울경제 골프먼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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