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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불편한 진실에서 수익 기회 찾기

■ 정상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정상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




듣는 것만으로도 불쾌하지만 해결이 쉽지 않아 외면해 버리고 싶은 문제를 우리는 ‘불편한 진실’이라 부른다. 불편한 진실을 맞닥뜨린 인간은 하루빨리 그 불쾌함을 털어내고 싶어 한다. 우리가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미봉책을 찾는 데 급급한 경향을 보이는 이유다.

엔데믹 이후 전 세계를 강타한 인플레이션 문제를 한번 생각해 보자. 당장에 수치가 물가 지표 안정을 나타내더라도 물가 상승은 언제든 재발 할 수 있다는 것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현실 속 투자자들은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고 수치에만 집중한다. 경기가 나쁘니 금리 인하를 빨리 시행하라고 아우성이다. 정책 당국 입장에서는 곤란할 수밖에 없다. 맹목적인 금리 인하가 시장에 또 다른 위험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정책 당국 인플레이션은 결코 가볍게 넘기 사안이 아니다. 1980년대 초 미국 노동자들이 오죽했으면 물가 안정을 위해 스스로 임금 인상을 자제했을까.



최근 급성장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인공지능(AI) 분야도 마찬가지다. 특히 인간이 꿈꾸는 고도로 발달한 기계 일반인공지능(AGI)은 그 목표 자체가 인간 활동의 대부분을 대체하는 것이다. 생산 뿐만 아니라 결국에는 연구 활동까지도 인간보다 훨씬 더 잘할 것으로 전망돼 향후 도입 국가에서는 대량 실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에릭 슈미트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기업이 해외에 내보낸 생산 기지를 다시 본국으로 들여오는 리쇼어링(reshoring)의 원인에 대해서 “점점 사람이 필요 없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AI를 배척하게 되면 국가 경쟁력은 타국에 비해 한참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일종의 외나무다리인 셈이다.

이외에도 현재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불편한 진실들이 존재한다. 출산율 급감, 가계 부채 증가 등이 그 예다. 단기적인 해결책들만 쏟아질 뿐 사실상 이 문제들에 대한 광범위하고 정확한 인식이나 합리적인 해결 방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출산율 감소로 온통 국가의 장래에 대한 경고가 난무하는데 이에 앞서 정말 AI가 중요하다고 믿는다면 미래 사회에서 인구 증가가 꼭 바람직한지부터 고민을 해봐야 한다. 아울러 이런 딜레마 속에서 제한된 재원을 어떤 식으로 배분할 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도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

가계 부채 문제는 어떤가. 부채 증가에 대한 위기감만 조성하기보다는 금융 자산도 크게 증가했다는 사실도 고려해야 한다. 이는 자산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든지 아니면 다른 이유로 대출과 현금을 동시에 늘려서 자금을 확보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기에 부채만 증가한 경우와는 처방이 달라질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나라에는 객관적인 성찰보다는 맹목적인 비관론만 강화되면서 개인투자자의 탈(脫)한국증시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물론 당장 모든 사람이 인정할 만큼 확실히 좋은 요인은 없지만 얼마든지 새로운 단초는 많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가 한국·중국·미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과거 기사를 한번 찾아보라. 향후 3~5년 정도 기간을 두고 어떻게 하는 것이 수익을 낼 확률이 높은지에 대한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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