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신세계(004170)L&B가 실적 개선을 위해 강도 높은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비수익 사업부를 과감히 정리하고 본업인 와인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22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신세계L&B는 송현석 신세계푸드(031440) 대표가 지난해 9월 겸직 대표로 취임한 후 수익성 개선 및 본업인 주류 유통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편하고 있다.
우선 와인 전문 매장 ‘와인앤모어’의 고급화에 나섰다. 와인앤모어 시그니처 매장인 청담점 등 핵심 점포의 규모를 확대하고 고객 맞춤형 서비스 출시, 고가 와인 중심 판매 등 리뉴얼을 진행 중이다. 반면 수익이 나지 않는 부산명지점·부천점·광명점 등 3곳을 연말까지 폐점할 예정이다. 앞서 올해 상반기에도 다산점·기장점·동탄카림점의 문을 닫았으며 지난해에는 인천도화점·서울대입구점·하남점을 없앴다. 2022년 최대 51개에 달했던 와인앤모어 매장은 연말이면 42개로 줄어들게 된다.
와인앤모어를 프리미엄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 확장시키는 안도 검토 중이다. 업계 최초로 친환경 와인 패키지를 출시한데 이어 추후 화장품을 개발·판매하는 ‘와인앤모어 뷰티’ 등 주류 라이프와 연계된 다양한 시도를 할 계획이다.
신세계L&B는 소주 및 발포주 등 비수익 사업도 지속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최근에는 누적 적자 규모가 확대된 자회사 제주소주를 오비맥주에 매각하기로 했다. 제주소주는 2016년 신세계그룹에 인수됐지만 하이트진로 ‘참이슬’, 롯데칠성음료 ‘처음처럼’ 등에 밀리며 소주 위탁생산(ODM)과 과일소주 수출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해 왔다.
올해 초 스페인 현지 맥주 양조장과 개발해 들여온 발포주 ‘레츠’도 단종했으며, 지난해 말에는 신사업으로 추진하던 한국형 위스키 제조사업도 중단했다. 스카치위스키, 싱글몰트 등 다양하게 진행하던 위스키 수입도 미국 버번위스키만 남기는 것으로 최근 라인업을 정비했다.
신세계 L&B 관계자는 “와인 사업만 놓고 보면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주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던 전략을 수정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주력 와인 브랜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L&B는 지난해 매출액 1806억 원, 영업이익 7억 원을 기록했으며 54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주류 유통사업을 맡고 있는 도매사업부는 2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제조사업부에서 2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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