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 10명 중 9명 꼴로 겪는 체중감소를 피하려면 짜게 먹는 습관을 버리고 채소 섭취를 늘리는 게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송윤미·신동욱 교수와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 신진영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박준희 강북삼성병원 서울종합건진센터 코호트연구소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14~2017년 사이 삼성서울병원과 서울대병원에서 위암 치료를 받고 외래에서 추적 관찰 중인 환자 591명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위암은 갑상선암, 대장암, 폐암에 이어 4번째로 자주 발생하는 암이다. 국가암등록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인구 10만 명당 55.3명에서 발생했다. 다행히 5년 상대 생존율은 77.9%로 비교적 높다. 위암 치료 후 관리만 잘하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대다수 위암 환자들이 수술을 포함한 암 치료 후 자연스레 먹는 양이 줄어 살이 빠진다는 점이다. 그로 인해 빈혈, 골다공증, 여러 영양소의 결핍 등이 생길 수 있는데다 기존 체중보다 10% 이상 감소할 경우 치료 결과가 나빠지고 재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위암을 치료할 때 적정 체중 유지가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는 이유다.
이번 연구에서는 전체 591명 중 90.9%의 체중이 감소했다. 그 중 68.7%는 5% 이상, 35%는 10% 이상 몸무게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암 진단 후 생존기간(10년 이상)이 길어질 수록 10% 이상 체중이 줄어든 사람의 비율도 늘었다. 체중 감소로 인한 문제가 위암 환자를 줄곧 따라다니며 괴롭힌다는 의미다. 연구 참여자의 68.2%는 수술 전에 보다 음식 섭취량이 줄었다고 응답했다. 분석 결과 위암 수술 전보다 짠 음식은 덜 먹고 채소는 더 많이 먹은 경우 체중 감소 위험이 각각 36%, 32% 낮아졌다. 이는 적절한 식습관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앞서 연구팀은 나이가 많고 암 치료 후 오랜 시간이 경과할수록 식습관이 안 좋은 방향으로 바뀔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영양(Nutrients)에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교육 및 경제적 생활수준이 높으면 위암 수술 후 좋은 식습관을 가질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송 교수는 “위암 수술 후에는 먹는 양이 줄어들기 쉽다. 체중 감소를 막기 위해서라도 식사량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소금을 덜 먹고 채소를 늘리는 식으로 건강한 식습관을 기억하면 체중 감소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박 교수는 “위암 수술 후에도 건강한 식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며 “특히 고령이고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을수록, 암수술 후 경과가 오래되신 분들께 더욱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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