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가 심해질수록 정부의 재정 정책 효과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3일 국회에 따르면 마은성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국회예산정책처에 이 같은 내용의 ‘가계 특성을 고려한 재정 정책의 효과 분석’ 보고서를 제출했다.
마 교수는 고령화 인구 비중이 27%인 ‘기본 모형’과 40%인 ‘고령화 모형’을 가정했다. 이후 각 모형에서 정부 소비·투자 지출이 국내총생산(GDP)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기본 모형에서는 정부가 당해 소비 지출을 1 늘린 직후 GDP가 1.14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났다. 반면 고령화 모형에서는 GDP가 0.9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정부 투자 지출의 GDP 기여도도 고령화 모형에서 더 낮게 나타났다. 투자 지출을 1 확대한 뒤 고령화 모형에서는 GDP가 0.71 증가해 일반 모형(0.87)보다 낮았다.
이는 재정지출 확대에도 노년층의 고용이 유의미하게 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단 재정지출이 늘어나면 임금 상승에 따라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고용이 확대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고령층의 경우 청년·중장년층에 비해 임금에 덜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설명이다.
마 교수는 “고령화로 노동시장의 반응이 둔화하고 고령층의 경제활동이 축소되는 상황에서는 기존의 재정 정책만으로는 충분한 경제적 자극을 제공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연령별 맞춤형 정책, 고령층의 경제 참여를 촉진하는 프로그램, 기술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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