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며 부동산신탁사 14곳의 신탁계정대가 2년 전보다 3배가량 증가해 6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부동산신탁사 14곳의 신탁계정대는 6조 604억 원을 기록했다. 여윤기 한신평 수석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부동산 경기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2022년 이후 3배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신탁계정대는 신탁사가 사업비를 조달하기 위해 고유 계정에서 신탁 계정으로 대여한 금액이다. 부도 등으로 시공사가 준공 기한을 지키기 어려운 경우 신탁사는 신탁계정대를 투입해 사업비를 조달한다. 추후 이를 회수하지 못하면 신탁사의 손실로 인식돼 부동산신탁사의 부동산금융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를 가늠하는 지표로 쓰인다. 한신평에 따르면 신탁계정대는 차입형 개발신탁, 책임준공확약형 개발신탁 모두에서 증가했다.
한신평은 아울러 자사가 등급을 책정하는 부동산신탁사 8개사의 신탁계정대는 올 6월 말 4조 원에서 1년 뒤 약 4조 7000억 원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대손충당금은 1조 1000억 원에서 1조 2800억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여 연구원은 “업계 전반적으로 보면 추후 재무 부담은 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신탁사별로 영향은 차별화해서 나타날 수 있다”며 “특히 책준형 사업장이 다수 존재하거나 자기자본 대비 수주 규모가 큰 신탁사의 경우 부담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어 자본력 강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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