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국내 퇴직연금 시장에는 변화가 일어난다. 이르면 올 11월경 우리나라 퇴직연금시장에도 로보 어드바이저(Robo Advisor·RA)를 통한 투자 일임서비스가 도입될 예정이다. 로보 어드바이저란 인공지능(AI) 기반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투자 자문 서비스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자동으로 구성하고 관리하는 서비스에 해당한다. 로보 어드바이저 도입은 전통적인 자산 관리와 차별화되는 새로운 투자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라는 점에서 전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영역이다.
로보 어드바이저가 급부상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객관성'에 있다. 로보 어드바이저를 활용하면 인간의 투자 의사 결정에 내재된 ‘편견’을 극복할 수 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감정에 휩쓸리기 쉽다. 그리고 인간의 감정적 편견은 의사 결정 과정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국내 증시가 하락장을 맞이할 때 인간은 불안감에 휩싸여 쉽사리 매도 결정을 내리곤 한다. 반대로 시장이 상승할 때는 탐욕에 눈이 멀어 무리하게 투자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 같은 편견은 객관적인 분석과 합리적인 판단을 어렵게 만들 뿐만 아니라 투자 수익률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감정에 좌우되지 않는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투자 의사 결정을 내린다는 점에서 객관적인 포트폴리오 구성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데이터 분석과 합리적인 판단을 바탕으로 시장 환경 변화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자동으로 조정하고 투자 목표 달성을 위한 최적화된 전략을 제공한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또 개인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투자 상품과 전략을 대신 보여줄 수도 있다.
비용 효율성 관점에서도 로보 어드바이저는 큰 장점을 지닌다. 전통적인 자산 관리 서비스와 비교했을 때 로보 어드바이저는 인건비 절감으로 인한 저렴한 수수료 구조를 갖출 수 있다. 퇴직연금과 같이 장기간에 걸쳐 투자를 진행할 경우 낮은 비용 구조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더구나 저렴한 수수료는 개인 투자자뿐만 아니라 기관투자가들도 혹하는 요소다.
다만 로보 어드바이저가 모든 투자 문제를 척척 해결해주는 ‘만능 해결사’가 될 순 없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어디까지나 기술 기반 서비스이기 때문에 기술적 오류나 시스템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블랙 스완’(Black Swan) 같이 예상치 못한 시장 위험이나 변동성 장세에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 개인의 특수한 상황이나 투자 목표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로보 어드바이즈가 인간의 감정적 편견을 최소화하고 객관적인 데이터 분석을 통해 효율적인 투자 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혁신적인 기술임은 분명하다. 특히 투자 경험이 부족하거나 시간적 여유가 없는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 로보 어드바이저는 꾸준하게 발전하며 점점 더 정교해지며 투자 시장의 새로운 지형도를 만들어는 데 엄청난 기여를 할 것이다. 로보 어드바이저를 통해 투자의 민주화가 이뤄지고 더 많은 사람이 투자를 통해 경제적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미래를 기대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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