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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조 퇴직연금, 국내 주식 투자는 겨우 7조

자본硏 국내주식 비중 1.6% 추정

“美 401k 같은 시장 견인 어려워”

금투협은 디딤펀드 출시로 돌파구





400조 원에 육박하는 퇴직연금 적립금 가운데 국내 주식에 투자된 자금이 7조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연금 운용 과정에서 낮은 수익률도 문제지만 자산 배분도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남재우 연구위원은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에서 국내 주식에 대한 자산 배분 비중을 1.6% 미만으로 추정했다. 퇴직연금 382조 원 가운데 불과 7조 원만 국내 주식에 투자된 셈이다. 퇴직연금 적립금에서 주식 비중을 추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퇴직연금 운용이 원리금보장 상품에 과도하게 치중돼 일반적인 연금자산 운용 구성과 동떨어진 상황이다.

통상 연금자산은 채권 60%, 주식 40% 비중을 갖춘다. 해외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는 국민연금도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이 14.2%에 달한다. 남 연구위원은 “국내 주식시장 수급 측면에서 퇴직연금 역할이 매우 미미하다”며 “연금자산 확대가 자국 뮤추얼 펀드 시장의 비약적 성장을 견인한 미국 401k 사례를 기대하기 힘든 형편”이라고 평가했다.





퇴직연금이 국민 노후 소득 보장 역할을 하려면 자산과 지역별로 위험을 분산해 글로벌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지나치게 낮은 국내 주식 비중을 늘릴 방안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주식 비중이 너무 낮기 때문에 자산 배분이 일어난다면 자연스럽게 국내 주식으로 자금이 이동할 수밖에 없다”며 “세액공제 등으로 국내 주식으로 관심을 더 유도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퇴직연금의 낮은 수익률도 개선 과제다. 퇴직연금의 최근 5년 연 환산 수익률은 2.35%로 수수료 등을 감안하면 물가 상승률보다 낮다는 지적이다. 특히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형은 개인이 직접 투자 의사 결정을 하는데 전문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분산투자도 안 되는 실정이다. 다만 퇴직연금으로 투자 위험을 강제할 수 없는 만큼 개인 투자의 한계를 극복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금융투자협회는 퇴직연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국내 자산운용사 25개사와 함께 디딤펀드 25개를 동시 출시했다. 디딤펀드는 자산 배분 펀드 유형 중 밸런스드펀드(Balanced Fund)의 공동 브랜드로 사별로 대표펀드 하나씩을 운용한다. 시황에 따라 주식·채권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해 안정성을 확보하면서도 은행 이자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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