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위성들이 ‘우주 쓰레기’에 충돌할 위험이 몇년 새 폭증한 것으로 나타나 ‘우주 재앙’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우주항공청으로부터 받은 ‘연도별 위성 충돌위험 경보’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한국은 총 1만 2670건의 ‘위성 위험 경보’를 받았다.
‘위성 위험 경보’는 미 우주군이 각 국가로 전달하는 정보로, 자국 위성 10km 반경 내로 우주 쓰레기 진입이 예상되면 전달된다. 한국의 경우 하루에도 46번의 충돌위험 경보가 발령되고 있는데, 이는 2017년(2737건)에 비해 6배 늘어난 수치다.
한국 위성에 가까이 접근하는 우주 쓰레기는 총알 10배 속도로 지구 궤도를 떠돌며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우주쓰레기는 mm의 작은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총알 수준’의 파괴력을 지닌다. 크기가 cm 단위로 커지면 수류탄이 폭발하는 것과 같고, 10cm 이상이면 인공위성 하나가 완파되는 위력을 갖는다.
미국 NASA(항공우주국)와 천문연구원에 따르면, 레이더로 추적이 가능한 지름 10㎝ 이상의 우주물체는 약 2만9000개에 달한다. 이 중 연간 400개 이상의 대형 인공위성과 발사체가 추락하고 있다. 2023년 1월에는 미국의 지구관측위성 'ERBS'의 잔해물이 한반도 상공을 지나간 것으로 추정된 바 있다. 우주 물체가 한반도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미국 국립연구회에 따르면 우주쓰레기 양은 임계점을 돌파했고 거대 파편들이 서로 충돌하며 그 양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까지 파악된 것만 1억 3000만 여개의 우주쓰레기가 존재하며 저궤도에선 위성과 우주 파편, 로켓 잔해가 뒤섞여 지구를 떠돌고 있다. 궤도를 돌다 지구로 추락하는 우주 쓰레기 문제도 심각하다. 우주항공청은 지구로 추락한 인공우주물체가 2022년에 2500여건에 달해 5년 전보다 10배 가까이 늘었다고 전했다.
최형두 의원은 “우주 발사체 경쟁이 심화함에 따라 우주에서 벌어지는 재앙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며 “위험을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체계를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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