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유통군이 각 계열사 광고를 통합하는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Retail Media Network)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한다고 26일 밝혔다. 마트·백화점 같은 오프라인 계열사 고객의 정보까지 합쳐 e커머스보다 강력한 개인형 맞춤 광고를 제공한다는 구상인데 그간 통합 사업에서 성과가 저조했던 롯데가 수익성을 개선할 지 주목된다.
리테일 미디어 사업은 오프라인 매장의 입간판이나 온라인 쇼핑몰의 검색 창 등을 활용해 유통사가 운영하는 광고 서비스 사업을 말한다. 롯데는 월 평균 2500만명이 방문하는 40여 개 커머스 및 서비스 앱과 전국에 약 1만 5000개 실물 매장이 있어 차별화된 온·오프라인 통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원식 롯데 유통군 RMN 추진 태스크포스장 전무는 “글로벌 RMN 시장 규모는 약 200조원으로 매년 성장하고 있다”며 “롯데유통군은 리테일미디어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 유통군은 리테일미디어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먼저 통합 플랫폼을 만드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백화점·마트·슈퍼·롯데온·하이마트·세븐일레븐 등 사업부별로 흩어져 있는 마케팅 조직을 합쳐 온·오프라인을 연동시켜야 효과적인 광고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롯데 유통군의 계열사들은 롯데쇼핑과 롯데지주 혹은 별도 법인으로 나누어져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합하려면 강력한 리더십도 필요하다. 이 때문에 리테일미디어 사업이 발달된 미국에서 커리어를 쌓은 김상현 롯데 유통군 부회장이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면 고객 개개인에 최적화된 쇼핑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백화점과 마트 데이터를 활용해 오프라인에서 롯데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맞춤형 온라인 광고를 제공해 e커머스인 롯데온 등에서 구매를 유도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는 키워드로 오프라인 광고 구성을 트렌드에 맞춰서 구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롯데는 이를 위해 미국 광고 솔루션 기업 앱실론과 공동으로 시스템을 개발하기로 했다. 여기에 더해 분산돼 있던 광고 위탁·집행 채널을 하나로 통합해 단일 계약으로 여러 채널에서 동시에 광고하도록 바꿀 예정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롯데가 리테일미디어 사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그룹 사업 구조 개편이 먼저라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롯데의 유통사를 사용하는 구매 고객의 정보는 롯데지주 자회사 롯데멤버스에 쌓이게 되는데 롯데쇼핑이 이를 활용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이 리테일미디어 사업의 중심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지배구조의 재편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롯데 유통군의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역량도 키워야 한다. 데이터서비스업체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롯데 유통군을 대표하는 e커머스 롯데온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8월 기준 212만명으로 3000만명이 넘는 쿠팡은 물론 11번가(747만명), G마켓(538만명)에도 크게 미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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