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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돋보기] 국제통상직 전성시대…산업부, 요직 곳곳에 포진

통상차관보에 박종원 승진

'관료 꽃' 실장 4명으로 늘어

재경직 출신들과 어깨 나란히

국제적 감각에 실물경제 습득

후배 공무원들도 "배울 점 많다"

산업통상자원부의 1급 실장 10명 중 4명을 국제통상직 공무원들이 차지하고 있다.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국내산업과 통상 부문을 총괄하는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올 들어 국제통상직 출신 공무원들이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박성택 산업부 1차관(39회·국제통상)을 배출한 데 이어 최근엔 ‘관료사회의 꽃’인 고위공무원 가급(1급) 실장(차관보)에 박종원(40회·국제통상) 지역경제정책관이 발탁됐다. 행정고시에 국제통상직렬이 신설된 지 30년째인 올해 최남호 산업부 2차관(38회)을 필두로 한 재경직렬과 양강 구도를 형성할 만큼 세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산업부에 따르면 김대자(31회·기술) 정책기획관과 박 지역경제정책관이 30일부로 각각 무역투자실장과 통상차관보로 승진 발령난다. 김 정책기획관은 1970년 출생으로 마산고와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했다. 산업부에서 원전산업정책관, 대변인, 정책기획관 등을 지냈다.

박종원 신임 통상차관보.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박 지역경제정책관은 1969년생으로 부산 대동고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나와 산업부 중견기업정책관, 경상남도 경제부지사, 산업부 지역경제정책관 등을 역임했다. 양병내 차관보는 무역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수평 이동한다.

이번 1급 실장 인사에서 박 지역경제정책관이 통상차관보로 승진하면서 국제통상직은 산업부 1급 실장 10석(국가기술표준원장 포함) 중 4석을 차지하게 됐다. 재경직과 동률이다. 국제통상직 출신 1급 실장으론 이승렬(40회) 산업정책실장, 박 차관보, 노건기 통상교섭실장(39회), 양병내(39회) 무역위 상임위원이 있다.



재경직 출신 1급 실장 4명은 이원주(40회) 대변인, 이용필(41회) 기획조정실장, 오승철(41회) 산업기반실장, 이호현(39회) 에너지정책실장이다.

김대자 신임 무역투자실장.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나머지 두 자리는 행시와 통합선발 전인 기술고시 출신인 진종욱(29회) 국표원장과 무역투자실장으로 승진한 김 정책기획관이 있다.

차관급으로 확대하면 박 차관 뿐만 아니라 김완기(39회) 특허청장도 국제통상직이다. 김 청장과 박 차관은 1995년 행시에 국제통상직이 신설된 첫 해 합격자로 39회 동기다. 그 해 최종 합격한 183명 가운데 국제통상직은 8%인 15명에 불과했다. 일반행정직(75명)이나 재경직(45명)에 비해 합격 인원이 적은 데다 직렬 내 맏형인 만큼 더 끈끈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국제통상직 관료들은 뛰어난 외국어 구사 능력과 국제적 감각을 갖춘 데다 실물경제와 에너지정책을 두루 경험하면서 내공까지 쌓아 관리관(과거 일반직 공무원 중 최상위 직급명)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산업부의 한 과장은 “국제통상직 출신들이 불필요한 세과시를 하는 걸 결코 본 적 없다”면서 “공통적으로 배울 점이 많은 상사들”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대선을 앞두고 국제통상질서가 요동치고 있는 점도 국제통상직이 뜨는 이유다. 산업부의 또다른 과장은 “산업정책과 통상정책의 경계가 옅어지면서 산업·통상 간 연계 협력이 강화되는 글로벌 정책 트렌드와 부합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고위공무원단을 대기업 임원에 비유한다면 해당 부처의 각종 사업 등 국가 정책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는 1급 실장은 등기이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1급 실장은 일반직 공무원이나 신분보장이 되지 않는다. 익명을 요청한 한 실장은 “1년만 하라고, 1번만 하라고 해서 ‘1급’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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