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의 강력한 대출 규제에도 이달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 구입용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이 8월에 비해 5% 정도 감소하는 데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9월에도 ‘영끌’ 추이가 계속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금융지주사들은 올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이달 26일까지 새로 취급된 주택 구입 목적 개별 주담대 총액은 7조 8466억 원이다. 은행권은 이 주택 구입용 신규 주담대 규모를 영끌 추이가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된 지표로 본다.
금액은 하루 평균 3018억 원 규모로 8월(3596억 원)보다 16% 정도 적다. 그러나 추석 연휴 사흘(16~18일)을 뺀 23일 기준으로는 일평균 3412억 원으로 사실상 역대 최대 기록이던 8월(3596억 원)과 비교해 감소율이 5%에 불과하다. 7월(3478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7~8월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졌는데 주택 구매자들은 이후 2~3개월 동안의 대출 스케줄을 세우고 움직이기 마련”이라며 “따라서 9월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이 실행됐다고 해서 갑자기 주담대 취급액이 급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특히 추석 연휴 이후 실제 대출 실행이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가계대출 잔액 기준으로는 이달 들어 증가 폭이 눈에 띄게 줄었다.
26일 현재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29조 4918억 원으로 8월 말(725조 3642억 원)보다 4조 1276억 원 늘었다. 이는 2020년 11월 이후 최대였던 8월 증가 폭(9조 6259억 원)의 약 43% 수준이다.
종류별로는 주담대가 4조 5457억 원 늘었다. 8월 전체 증가액(8조 9115억 원)의 51%에 불과하다. 신용대출의 경우 오히려 지난달 말보다 1295억 원 뒷걸음쳤다. 8월 한 달간 8494억 원이나 불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이런 가운데 4대 금융지주는 올 3분기 4조 7000억 원이 넘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상에 나섰는데도 대출 급증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올 3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4조 7244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4조 4222억 원)보다 6.83%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신한금융은 올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한 1조 3483억 원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은 9.1% 증가한 1조 4984억 원, 하나금융은 7.3% 증가한 1조 271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리금융은 850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7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7~8월에 이어 9월에도 영끌 추세가 이어진 데다 이 기간 가계대출 조정을 위해 금리를 잇달아 인상한 것이 금융지주 이익 확대 예상의 주된 배경이다.
4분기에는 대출 규제 효과가 본격화하고 기준금리 인하까지 이뤄질 경우 3분기보다 이익이 줄어들 수 있지만 올해 4대 금융지주는 16조 6745억 원의 역대 최대 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금융투자 업계는 보고 있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다가오면서 순이자마진(NIM)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했지만 대출 증가율이 더 커지며 방어하고 있다”며 “올해 연결 순익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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