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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 수십조원 새 먹거리”…‘네트워크 API’로 뭉치는 통신사들

통신망 활용한 IT 개발도구 공급

"7년간 3000조" B2B 수익 기대

빅테크 위협에 글로벌 동맹 가속


국내외 이동통신사들이 연간 수십조 원 규모의 통신 신사업인 ‘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에 주목하고 있다. 개발사들에게 통신망과 관련 데이터를 활용해 최적의 정보기술(IT)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개발도구를 공급하는 사업으로, 특히 최대 경쟁자인 글로벌 빅테크에 맞서 통신사들이 결집하는 모양새다.





30일 맥킨지에 따르면 향후 5~7년 간 전 세계 통신사들이 네트워크 API 사업을 통해 1000억~3000억 달러(132조~400조 원)의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수십조 원 규모다. 네트워크 API는 통신사의 가입자 정보를 활용해 금융기관의 본인인증 절차를 간소화하거나 기지국 데이터를 활용해 유동인구와 상권을 분석해주는 개발도구를 제공하는 식으로 기존 무·유선 요금제 판매를 넘어 통신사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주목받는다.

이달 초 도이치텔레콤, 티모바일, AT&T, 버라이즌, 텔레포니카, 싱텔, 보다폰 등 세계 주요 통신사 12곳과 통신장비업체 에릭슨이 네트워크 API 사업을 위한 합작법인을 내년 초에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도 지난해부터 ‘네트워크 오픈게이트웨이 API’ 사업을 추진하는가 하면 지난달 말 국내 통신 3사도 비슷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네트워크 API 표준화와 상용화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 같은 협력은 규격을 통일하고 데이터를 한데 모아 네트워크 API의 상품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다. 통신사들이 각자도생하면 개발사들은 비슷한 기능을 하는 여러 통신사의 API를 따로따로 도입해야 하는 비효율이 생긴다. 또 가입자 데이터도 분리돼있어 한 통신사의 API로 만든 서비스를 다른 통신사 가입자에게는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그동안은 통신사들이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서로 경쟁관계라는 인식이 강해 섣불리 손잡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구글·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들도 각자 서비스로 이용자 데이터를 모으고 API 시장까지 발을 넓히면서 통신사들도 조급한 입장이 됐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은 ‘남 도와주는 꼴 아니냐’는 인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 플랫폼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가 되면서 통신망을 플랫폼화해서 개방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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