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010130)이 회사채 1조 원어치 발행에 나선다. 영풍·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를 저지하기 위한 자사주 공개매수 실탄 확보 방안으로 풀이된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달 중 회사채를 사모 형태로 총 1조 원 규모로 발행하기로 했다. 메리츠금융이 주도적으로 이 회사채를 인수할 계획이다. 금리는 7% 수준으로 정해졌다.
최근 고려아연은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등 두 곳을 통해 최근 신용등급 AA+를 받았다. 등급 전망도 '안정적'이다. 회사의 재무안정성과 현금창출력, 사업 지속성 등 각종 지표가 초우량기업에 해당한다는 평가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달 총 4000억 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을 발행하기도 했다. 당시 CP는 6개월물로 금리는 연 3.6% 수준에 정해졌다. 회사의 단기 신용등급 역시 최상위인 A1 수준이다.
고려아연이 자본시장에서 잇따라 자금조달에 나서는 것은 영풍·MBK파트너스가 이달 6일까지 진행하는 공개매수를 저지하기 위해서다. 고려아연은 이를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규정한 바 있다. 최윤범 회장 등 최씨 일가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공개매수 형태의 자사주 매입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김상훈 부장판사)는 영풍 측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을 상대로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 결정으로 고려아연은 경영권 방어 수단 중 하나로 자사주 매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고려아연 이사회도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매입과 회사채 발행 등 안건을 의결한다는 방침이다. 고려아연은 이사회 의결 후 자사주 매입과 대항 공개매수 등 경영권 방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할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