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일 중동 지역의 긴장감이 고조된 것과 관련해 “중동의 군사 충돌이 야기할 수 있는 모든 시나리오를 점검한 뒤 필요한 조치를 지체 없이 마련하라”고 말했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군사 충돌이 전면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공포감에 국제유가가 장중 한때 5% 이상 급등하고 한국·일본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하락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경제안보관계 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중동 상황이 심상치 않다”며 “이럴 때일수록 침착하고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 보호로, 현지에 계신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주길 바란다”며 “다른 나라에 계신 우리 국민들도 어디서든 대한민국 정부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중동 지역의 안전은 국제유가와 직결돼 있고 우리의 에너지 수급과 공급망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며 “불안정한 중동 정세가 우리 경제와 물류에 미칠 영향도 다각적으로 분석해서 선제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군사적 충돌로 전날 밤 국제유가는 장중에 5% 넘게 폭등했다. 1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66달러(2.44%) 급등한 배럴당 69.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1.86달러(2.59%) 뛴 배럴당 73.56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이날부터 12월 인도분을 벤치마크로 조정했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마침내 직접 타격하면서 전면전으로 확전될 수 있다는 공포심이 유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원·달러 환율도 꿈틀거렸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5원 오른 1319.3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 넘게 하락하며 2560선에서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2.18% 하락한 3만 7808에 장을 마감했다.
정부는 중동발 전쟁 확산이 국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중동의 전면전 위기에 대해 높은 경계감을 갖고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는 동시에 필요시 관계기관과 신속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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