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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동률 30%·공장 신설도 미뤄…음극재 산업 '주춤'

국내유일 생산기업 포스코퓨처엠

中 저가공세·캐즘에 '속도조절'

2026년 케파 목표도 절반으로

포스코퓨처엠의 경북 포항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에서 제조설비를 가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포스포퓨처엠




국내에서 유일하게 2차전지용 흑연계 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003670)의 공장 가동률이 올해 30%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퓨처엠이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지으려 했던 신설 음극재 공장의 설립 또한 연기되면서 국내 음극재 산업의 성장도 주춤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충남 세종에 7만 4000톤 규모의 천연흑연 음극재 공장, 경북 포항의 8000톤 규모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 등 연산 8만 2000톤 규모로 음극재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저가 공세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까지 덮치면서 올해 연평균 공장 가동률은 40%선을 지키기 어려워졌다. 2021년 70%대 가동률을 보였지만 2022년 60%, 2023년 50%, 2024년 30%로 꾸준히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음극재 생산 목표를 조정했다. 2026년 음극재 생산능력을 22만 1000톤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11만 3000톤으로 절반 가까이 줄였다. 2021년 포스코퓨처엠이 발표한 음극재 공장의 신설이 연기되는 것도 이런 목표 수정 때문이다. 포스코퓨처엠은 5000억 원을 투입해 포항 블루밸리산단(2단지) 19만 9720㎡(약 6만 평) 부지에 음극재 공장을 건립하겠다 밝혔다. 하지만 음극재 생산량이 줄며 기존 공장조차 돌리지 못하게 되자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퓨처엠은 8월 포항 블루밸리산단(1단지) 내 추진 중인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의 증설 투자 규모도 기존 연산 1만 8000톤에서 1만 3000톤으로 축소한다고 공시했다. 생산량부터 공장 신설·증설까지 음극재 사업 전반이 축소 국면에 돌입한 셈이다.



포스코퓨처엠은 국내 유일의 음극재 기업이다. 포스코퓨처엠이 음극재 생산을 줄이면 2차전지의 공급망 완성에도 차질을 빚는다. 2차전지용 양극재 기업인 엘앤에프와 에코프로비엠이 음극재 사업 진출 의사를 밝혔지만 현재 진전이 없다. 이런 가운데 포스코퓨처엠의 음극재 매출은 올해 1·2분기 각각 493억원, 50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7.18%, 10.5% 감소했다.

포스코퓨처엠은 내년부터 음극재 흑연에 적용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희망을 걸었다. 배터리 제조사들이 FEOC(해외우려집단)인 중국의 음극재를 사용하면 미국의 보조금을 받을 수 없어 대체제인 한국산에 대한 수요가 늘 것으로 봤다. 하지만 최종안에는 중국산 흑연을 대체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2026년까지 규제를 유예하는 내용이 담겼다.

업계 관계자는 “원가 이하 가격까지 제시하는 중국 측 업체의 공세를 포스코퓨처엠이 버텨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정부나 금융권의 지원이 없다면 국내 음극재 공급망은 고사할 수 있는 위기”라고 말했다.

시장조사 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2024년 1분기 기준으로 글로벌 음극재 시장 점유율 공동 9위(약 3%)다. 10위권 내에는 포스코퓨처엠을 제외하면 모두 중국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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