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에서 판매할 하이브리드차(HEV) 생산을 늘리기 위한 글로벌 생산라인 조정에 들어간다. HEV 모델의 미국 현지 생산을 늘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시장 1위인 도요타를 빠르게 추격한다는 전략이다.
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내년 하반기부터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텔루라이드 HEV를 생산한다. 2세대로 완전변경(풀체인지)되는 텔루라이드 HEV는 2026년 1월 미국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기아는 이 일정에 맞춰 기존 생산라인을 HEV까지 만들 수 있는 체제로 재편하기로 했다. 기아는 미국 시장 전용 모델인 텔루라이드 HEV를 시작으로 시장의 수요에 따라 인기 모델인 쏘렌토 HEV도 현지 생산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현지 생산 전략에 따라 기아가 고수해왔던 HEV 한국 생산 원칙도 깨질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그동안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주요 HEV 모델 전량을 한국 공장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방식을 고수해왔다. 스포티지 HEV는 광주 2공장, 쏘렌토 HEV는 화성 1공장, 카니발 HEV는 광명 1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했다. 하지만 미국 조지아 공장에 HEV 라인이 들어서면서 기존의 생산 체제도 수정된다.
생산라인 조정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HEV 판매 목표를 올해 약 85만 대에서 2028년 213만 대로 150% 늘려 잡았다. 이에 따라 현대차도 현재 앨라배마 공장에 1개뿐인 HEV 생산라인을 늘릴 계획이다. 앨라배마와 조지아주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에 SUV HEV 라인이 개설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와 동시에 인도 공장을 아프리카 수출의 전초기지로 삼을 계획도 세웠다. 친환경차는 현지 생산 체제로 전환하고 성장이 가파른 신흥 시장은 지역 거점 공장(인도·중국)을 활용하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유연한 생산 체계를 구축해 시장의 수요에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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