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이렇게 뻔뻔할수가” 교육부 대책에…의료계 반감만 커져

조건부 휴학 승인에도 회의적인 반응

의대교육 6→5년 단축에 부실 우려도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과대학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 대책(안)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교육부




교육 당국이 내년 3월에 복귀하기로 한 의대생에 한해 '조건부 휴학' 승인을 허용하고 현재 6년인 의대 교육과정을 5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예고하자 의료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의대생들이 8개월째 수업을 거부하자 한 발 물러난 조치로 보이는데, 되려 반감만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6일 자신에 페이스북에 교육부의 의과대학 학사 정상화 비상대책(안)이 담긴 기사를 공유했다. 박 위원장은 "교육부 장관이라는 사람이 부실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며 "의대생에게만 휴학을 허용하지 않는 게 현 정부가 말하는 공정과 상식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분명히 말하지만 (의대생들의) 복학은 커녕 내년 신입생들도 선배들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날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의과대학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을 발표했다. 내년 3월에 복귀하기로 한 의대생에 한해 제한적으로 휴학을 허용하고 현재 6년인 의대 교육과정을 5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마련해 내년 이후 적용되도록 제도화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페이스북 캡처


서울대가 지난달 30일 '동맹휴학 불가' 방침을 내건 교육부의 지침에 반해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을 기습 승인하자 전국 대학가는 동요하고 있다. 서울대발 '휴학 도미노'가 발생할 지 모른다는 가능성이 커지자 집단 동맹휴학은 불허한다는 기존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2025학년도 시작에 맞춰 복귀한다는 조건 아래 '제한적 휴학 승인'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의사 국가시험, 전공의 선발 시기 등을 유연화하는 등 구체적인 방안은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반영할 예정"이라면서도 "이런 대책에도 돌아오지 않는 의대생은 유급 또는 제적이 불가피하다"고 못 박았다.



그러나 이번 대책이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의대는 다른 대학보다 방학기간이 짧고 시험도 많다. 6년 내내 빈틈 없이 짜여 있는 의대 커리큘럼을 고려할 때 교육 기간을 1년 줄일 경우 교육이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이는 의료계가 의대 입학정원 2000명 증원을 강하게 반대하는 명분이기도 했다. 의사들이 참여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는 교육부를 향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조승국 대한의사협회(의협) 공보이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나라의 의료, 교육 정책을 이렇게 누더기로 만들 수 있느냐"며 "이렇게 되면 학사 내용이 부실해지기 때문에 세계에서 우리나라 의대 졸업자들을 인정 안한다. 우리나라 의사 해외 진출을 막기 위해서라면 최고"라고 비꼬았다.

주수호 전 의협 회장은 "2025년 신학기까지 미복귀 의대생 제적 및 의대 교육과정 5년제를 운운하는 교육부의 보도자료를 접하고는 가짜 뉴스일 거라고 여겼다. 윤석열 정부는 상상 이상의 무모함을 보여준다"며 "자진 휴학 중인 의대생에게 복귀하지 않으면 제적시키겠다고 공개 협박하는 것이 가당키나 한가. 의대 학장을 비롯해 스승들은 무엇하고 있느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의협을 필두로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대한의학회 등 의료계 5개 단체는 이날 공동 입장문을 내고 “의대교육을 망가뜨리고 국민건강을 내동댕이치는 교육부의 잇따른 무리수 대책에 극렬히 공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교육부의 발표는 헌법 제31조 4항이 보장한 대학의 자율성 보장을 침해하고 헌법 제10조에서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권을 의대생에게서 무참히 뺏는 것”이라며 “의대 교육과정을 6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겠다고 하는 등 의대 교육의 질적인 고려는 전혀 없이 학사 일정만 억지로 끼워 맞춰 부실교육을 감추려는 졸속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고 질타했다. 또 “헌법에 위반하는 개인의 자유, 자기결정권을 노골적으로 박탈하면서까지 유급, 제적 운운하는 것은 교육부 스스로도 이대로는 25년도 의대교육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함을 알기 때문”이라며 정부를 향해 “진정 의대생들의 복귀를 원하면 일방적 정책추진에 대해 사과하고 의료계와 논의할 것을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