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005930)의 부진으로 국내 증시가 내림세를 거듭하는 가운데, 3분기 실적 발표로 반등을 모색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금융 투자업계에서는 이번주 공개될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테슬라의 로보택시 데이 등에 주목할 것을 추천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코스피 지수는 한 주 전인 지난달 27일 2649.78 대비 80.07포인트(3.02%) 내린 2569.71에 거래를 마감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774.49에서 5.51포인트(2.86%) 하락한 768.98에 장을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각각 1조 2702억 원, 1조 1367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만 1327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증시 부진은 글로벌 투자은행(IB) 맥쿼리가 지난달 말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절반가량 낮춘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보고서 공개 직후인 지난달 30일 삼성전자는 4.21% 하락했고, 이어 2일과 4일에도 반등에 실패했다. 지난달 중순 마이크론의 깜짝 실적 발표가 모건스탠리발(發) 반도체 공포를 잠재우는 듯 했지만, 외국계 IB는 또다시 국내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오는 8일 삼성전자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할 경우 반전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투자 전문가들은 9일(현지시간) 예정된 미국의 FOMC 의사록 공개와, 이어 10일 발표될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테슬라의 자율주행 로보택시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 인상을 지지했던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입장 변화를 표명하면서 지난 8월 블랙 먼데이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던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도 완화되는 분위기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지수 예상 범위를 2500~2640으로 제시했다. 지수 하락 요인으로는 국내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부진, 11월 미국의 대선 불확실성,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꼽았다. 고대역폭메모리(HBM)을 제외한 D램 수요와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한 데 따라 당초 기대치보다는 실망스러울 가능성이 남아있다. 앞서 상반기 국내 상장기업들이 대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발표하면서 시장의 기대치가 높아진 점, 원화 강세로 수출 기업의 이익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악재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서로 재보복을 공언하며 전쟁을 키우고 있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삼성증권은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셀트리온(068270)을 이번주 추천주로 제시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법안이 제정될 때 산업의 판도가 바뀐다”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2021년 이후 ‘2차전지주 랠리’를 불러왔듯이 생물보안법이 ‘바이오주 랠리’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특히 셀트리온의 경우 짐펜트라가 미국에서 3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에 등재되면서 향후 매출 증가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한국투자증권, 하나증권, 유안타증권 등 다수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000660)를 추천 종목으로 꼽았다. SK하이닉스가 D램 3사 중 HBM 공급에 있어서 여전히 독점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HBM 5세대인 HBM3E 8단을 업계 최초로 납품한 데 이어 최근 12단 제품도 최초로 양산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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