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 반도체 사업을 이끌고 있는 전영현 부회장이 8일 예상보다 부진한 잠정 실적과 관련해 "지금 처한 엄중한 상황도 꼭 재도약의 계기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을 복원하고 철저한 미래 준비에 나서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전 부회장은 이날 고객∙투자자∙임직원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며 "모든 책임은 사업을 이끌고 있는 경영진에게 있으며 위기극복을 위해 경영진이 앞장서 꼭 재도약의 계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실적은 매출 79조 원, 영업이익 9조 1000억 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7.2%, 274.5% 증가하긴 했지만10조 원을 웃돌던 영업이익 전망치에 비하면 1조 원가량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삼성전자 수뇌부가 실적 발표 관련 별도 메시지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주가 하락과 기술 경쟁력 우려 등 현재 상황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위기 극복의 강력한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 수장으로서 실적 부진과 주가하락에 대한 책임을 절감하고, 위기 극복을 위해 온 몸을 던지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8월 사내 메시지에 이어 투자자∙고객과 더 진솔하게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 부회장은 현재 당면한 위기 극복 방안으로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 복원 △보다 철저한 미래준비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법 혁신을 제시했다. 또한 기회가 될 때마다 투자자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겠다고 했다. 그는 "기술과 품질은 우리의 생명이며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삼성전자의 자존심"이라며 "세상에 없는 새로운 기술, 완벽한 품질 경쟁력만이 삼성전자가 재도약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진 것을 지키려는 수성(守城) 마인드가 아닌 더 높은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도전정신으로 재무장하고 현장에서 문제점을 발견하면 그대로 드러내 치열하게 토론하고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 부회장은 8월 DS부문 임직원에게 "현재 우리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지만, 반도체 고유의 소통과 토론 문화, 축적된 연구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빠르게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5월 취임 직후 메시지에서도 "무거운 책임감과 비상한 각오로 더욱 냉철하게 상황을 분석해 어려움을 극복할 방안을 반드시 찾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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