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여 만에 대표팀에 승선한 이승우(26·전북)와 요르단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린 오현규(23·헹크)가 ‘부상 병동’ 홍명보호의 홈 승리를 함께 이끌까.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23위)은 15일 오후 8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이라크(55위)와 국제축구연맹(FIFA)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4차전을 치른다.
두 팀은 나란히 2승 1무를 거뒀지만 골득실에서 +4의 한국이 +2의 이라크를 앞서 조 1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7경기로 범위를 넓히면 이라크는 6승 1무의 파죽세다. 10일 난적 요르단을 적지에서 잡아내며 기세를 올린 한국은 이라크마저 격침하고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 확보에 한 발 더 다가서겠다는 각오다.
일단 대표팀 상황은 썩 좋지 않다.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일찌감치 허벅지 부상으로 명단에서 제외된 데 이어 황희찬(울버햄프턴)과 엄지성(스완지 시티)이 요르단전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소집 해제됐기 때문이다.
흔들리는 대표팀을 구원할 공격 선봉으로 이승우와 오현규가 급부상하고 있다. 이라크전에 출전한다면 3차 예선 내내 한 골도 내주지 않은 상대의 견고한 수비진을 깨뜨려야 하는 임무를 받게 된다.
이승우는 이번 시즌 K리그1에서 11골 5도움(공격 포인트 6위)을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오랜만에 돌아온 대표팀에서 A매치 데뷔골과 함께 팀을 승리로 이끌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는 “너무 오랜만에 왔고 진짜 이 시간만 기다려왔기 때문에 준비를 잘해서 제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경기에서 ‘증명’에 성공해야 아직 이르지만 월드컵 본선 엔트리도 바라볼 수 있다.
요르단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린 오현규도 주목해야 할 자원이다. 오현규는 현재 대표팀 내에서 가장 날이 서 있는 최전방 공격수다. 요르단전에 주민규(울산)를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은 오현규는 통괘한 오른발 슈팅으로 팀의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한동안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던 그는 올여름 벨기에리그 헹크로 이적해 후반 조커 역할을 맡으며 3골 1도움의 순도 높은 활약을 선보여 홍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이라크전 승부의 열쇠를 쥐고 있는 또 다른 선수는 중앙 수비수 조유민(샤르자)이다. 요르단전에서 처음으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호흡을 맞춘 조유민은 탁월한 운동능력과 넓은 활동반경을 앞세워 팀의 무실점 승리를 도왔다. 김민재의 중앙 수비수 파트너를 찾기 위해 고심해 온 홍 감독의 복잡했던 머리를 편안하게 만들어 준 활약이었다. 조유민이 이라크전에도 중용돼 김민재와 ‘김조 라인’을 이룬다면 189㎝ 장신 주포 아이멘 후세인(알코르)을 봉쇄해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후세인은 3차 예선에서 이라크가 터뜨린 모든 득점(2골)의 주인공이다. 올해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는 일본을 상대로 헤딩으로만 두 골을 뽑아내며 2대1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김민재는 14일 기자회견에서 “동료들과 잘 얘기하면서 커버하고 강하게 할 부분은 강하게 하자고 대화하며 잘 막겠다”고 했다.
한편 대표팀 소집 명단에서 제외된 손흥민은 1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Back soon'(곧 돌아간다)이라는 글을 올려 그라운드 복귀를 시사했다. 그의 말대로 복귀가 이뤄지면 그 무대는 19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웨스트햄전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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