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의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이 시장금리 하락으로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뚝 떨어졌다. 금융 당국은 기준금리 인하로 보험 업계의 지급 여력이 추가로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취약 보험사를 중심으로 건전성 관리 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경과조치 적용 후 보험사의 킥스는 217.3%로 직전인 올해 1분기(223.6%) 대비 6.3%포인트 하락했다. 올 1분기에 지난해 4분기보다 8.6%포인트 하락한 데 이어 2개 분기 연속 하락이다.
킥스는 보험사가 가입자들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을 수치화한 것으로 보험사 건전성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 가운데 하나다. 요구 자본 대비 가용 자본으로 산출하며 보험업법상 최소 기준치는 100%지만 금융 당국은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현재 제도 도입 초기에 발생할 수 있는 보험사 부담을 고려해 생명보험사 12곳과 손해·재보험사 7곳 등 신청사에 한해서는 시정 조치를 유예해주는 ‘경과 조치’를 적용하고 있다. 경과 조치는 금융 당국이 신제도 연착륙을 위해 부채 증가나 자본 감소를 점진적으로 인식하는 것을 허용하는 등 보험사 편의를 봐준 것이다.
2분기 킥스가 하락한 것은 보험사의 가용 자본이 감소한 반면 요구 자본은 증가했기 때문이다. 금리가 떨어지면 자산보다 부채 증가 속도가 더 빨라 가용 자본이 줄어들면서 킥스가 하락하게 된다. 6월 말 경과조치 후 킥스 가용 자본은 260조 4000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1조 8000억 원 감소했다. 올해 2분기 이익이 증가했으나 국고채 10년물 금리 등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보험 부채(보험금)가 증가하고 기타 포괄 손익 누계액이 11조 9000억 원 감소했기 때문이다. 반면 요구 자본은 119조 8000억 원으로 2조 6000억 원 증가했다. 건강보험 판매 확대에 따라 장해·질병위험액 중심으로 생명·장기손보 리스크가 증가했고,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금리위험 확대 등으로 시장리스크가 증가한 영향이다.
손보사보다 생보사의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 생보사의 킥스는 212.6%로 전 분기보다 10.3%포인트 하락했고 손보사는 223.9%로 0.8%포인트 상승했다. 생보사 중에서는 농협생명(373.4%), 메트라이프생명(358.9%), 라이나생명(342.9%) 등이 300%를 넘겼다. 손보사 중에서는 카카오페이손해보험(1171.9%), 신한EZ손해보험(343.5%), 농협손해보험(306.6%) 등이 300%를 웃돌았다.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돼 매각을 진행 중인 MG손해보험의 경우 경과조치 적용 후에도 44.4%로 최저 기준인 100%를 하회했다.
금감원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해서 증대하고 있는 만큼 취약 보험사를 중심으로 충분한 지급 여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철저히 감독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지급여력비율을 150%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 중이며 100% 미만이면 관리·감독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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