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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내년 경영목표는 생존"…대기업, 사업재편 가속도

삼성 대대적 인적쇄신 예고 속

LG는 사업보고회로 경영진단

KT·SKT 등도 희망퇴직 돌입

'혁신 못하면 도태' 위기의식에

비용·조직 효율 제고 선제조치

포스코 사옥. 연합뉴스




재계 서열 5위인 포스코그룹이 인력 감축에 나선 것은 본업인 철강업의 업황이 크게 악화한 데다 신사업으로 내건 2차전지 소재까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영향에 따라 수익성이 나빠진 탓이다. 선제적 구조조정으로 체질을 개선해 향후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실제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의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는 연결 기준 올해 매출 73조 9814억 원, 영업이익 3조 375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영업이익은 3년 전인 2021년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수치다. 일각에서는 영업이익이 2조 원대로 주저앉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절벽 끝에 몰린 기업은 포스코뿐만이 아니다. 재계에서는 “반도체·전자기기·석유화학·디스플레이 등 주력 업종의 시황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미국 대선 등 정치적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어 내년 경영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할 판”이라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17일 “방산·조선 정도를 제외하면 눈에 띌 정도로 이익을 내고 있는 기업이 없을 정도로 국내 기업들은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며 “생존을 도모하고 경쟁력을 높여가기 위해서는 혁신 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절실해 내년 경영계획을 세우는 기업들은 가장 먼저 불필요한 비용과 조직을 효율적으로 정비하려는 유인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당장 ‘반도체 겨울’을 보내고 있는 삼성전자(005930)에서는 대대적 인적 쇄신이 예고되고 있다. 통상 12월 초에 진행됐던 연말 인사가 앞당겨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올 7월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팀 신설을 골자로 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고 최근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부 인력 일부를 메모리 사업부로 재배치했다.

LG(003550)그룹도 대대적인 조직 개편 등을 예고하며 전방위적인 위기 속에서 적극적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LG그룹은 이달 말부터 한 달간 계열사별 사업 보고회를 진행한다. 사업 보고회 결과를 토대로 11월 말~12월 초에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참석한 ‘사장단 워크숍’과 이달 말 사업 보고회 전반에 걸쳐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LG전자는 7월 말부터 출장비·접대비·회의비 등 비용을 기존 예산의 80% 수준으로 줄이는 비용 절감 작업에 착수한 바 있다.

SK그룹의 전기차용 배터리 전문 자회사 SK온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지난해 11월 이전 입사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인력 조정에 속도를 내는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KT(030200)는 최근 네트워크 운용을 전담하는 자회사를 설립한 뒤 관련 인력을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특별희망퇴직을 접수하기로 했다. SK텔레콤(017670)도 자체 퇴직 프로그램인 ‘넥스트 커리어’의 격려금 최대 금액을 기존 5000만 원에서 3억 원으로 대폭 올려 임직원의 퇴직 유인을 키웠다.

인력 조정까지는 아니더라도 각종 비용을 최소화하며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올해 5월 6세대(6G) 통신을 담당하는 삼성전자의 네트워크 사업부는 경비를 줄이기 위해 임원 출장 시 비즈니스 대신 이코노미석을 이용하고 숙소도 평사원과 같은 등급으로 하기로 했다. LS그룹 역시 올해 상반기부터 사장급 이상은 1등석에서 비즈니스로, 임원은 비즈니스에서 이코노미를 이용하도록 권장하면서 출장 경비 줄이기에 나섰다. SK그룹은 임원의 법인카드 한도를 50~70% 축소했고 골프회원권도 대거 회수해 매각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부터 과도한 출장 비용뿐 아니라 회식 비용 같은 불필요한 경비를 줄이자는 암묵적인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며 “비용을 최대한 줄이려는 기조는 내년뿐 아니라 그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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