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과 중동 분쟁 등 각종 변수로 증시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EMP(전체 펀드 운용 자산의 절반 이상을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운용하는 펀드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EMP가 ETF에 초분산 방식으로 투자하는 상품인 만큼 수익성과 안정성을 모두 추구하는 강점이 최근 적극적으로 부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18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삼성밀당다람쥐글로벌 EMP 펀드’는 1년 수익률 26.1%, 연초 이후 수익률 20.4%로 글로벌 주식 혼합 펀드 약 180개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3년 수익률도 30.8%로 동일 유형 상품 가운데 상위 1% 수준의 성과를 거뒀다. 현 순자산 규모는 843억 7000만 원이다.
삼성밀당다람쥐글로벌 EMP 펀드는 ‘모자(母子)형’ 구조로 글로벌 주식·채권 ETF에 투자하는 자산배분형 상품이다. 기본적인 주식과 채권 비중을 각각 60%와 40%로 정하고 경기 국면에 맞춰 주식 비중은 80~20%, 채권은 20~60% 범위 안에서 ‘밀고 당기며’ 조절한다.
경기 국면은 회복·확장·수축·침체 등 4개 국면으로 구분한다. 회복·확장기엔 주식 비중을 높이고 수축·침체기엔 채권 비중을 조절하는 운용 전략이다. 이를 통해 단순 혼합형 펀드보다 높은 성과를 거두면서도 위기 상황에는 안정적으로 대처한다. 이 상품은 퇴직연금 사업자가 운용하는 다수의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포트폴리오에도 편입돼 있다.
삼성밀당다람쥐글로벌 EMP 펀드는 환 노출 형태로 달러 자산을 보유해 시장 하락기에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기록했다. 2021년 하반기 이후 글로벌 주식과 채권이 동반 부진하던 시기에도 환 노출 전략을 통해 수익률을 방어했다.
삼성운용은 최근 이 펀드를 금융투자협회가 주도해 시장에 내놓은 자산배분형 상품 ‘디딤펀드’ 조건에 맞게 재설계해 ‘삼성디딤밀당다람쥐글로벌 EMP 펀드’라는 이름으로 별도 출시하기도 했다. 삼성밀당다람쥐글로벌 EMP 펀드가 주식 혼합형 펀드라면 삼성디딤밀당다람쥐글로벌 EMP 펀드는 채권 혼합형 펀드다. 디딤펀드는 주식·채권 등에 분산 투자하는 연금형 자산 배분 상품이다. 삼성운용을 비롯한 국내 25개 자산운용사가 공동 브랜드를 내걸고 대표 펀드를 하나씩 운용한다.
이정택 삼성운용 매니저는 “많은 투자자가 글로벌 주식·채권 등 다양한 자산에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투자하길 원한다”며 “ETF를 조합한 EMP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어 경기 국면에 따라 투자 비중을 조절해 좋은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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