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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고온 탓 배추 덜 영글어…생산 10% 줄겠지만 대란까지는 안갈것"

■김장배추 주산지 해남 화원면 가보니

예년 비해 출하 열흘가량 밀려

"고랭지 농가보다는 생육 좋은편"

소매가격 여전히 20%가량 비싸

정부 이달 중 수급 안정 대책 발표

유통가도 김장철 앞두고 판촉전

전남 해남군 화원면은 가을철 김장배추와 겨울철 월동배추의 주산지다. 사진=서민우 기자




이달 17일 오전 찾은 전남 해남군 화원면 용호리는 마을 전체가 녹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이곳은 가을철 김장배추와 겨울철 월동배추의 주산 단지다. 총 396만 6942㎡(약 120만 평)의 밭에서 생산되는 배추의 85%가 월동배추, 15%가 김장배추다. 북쪽으로는 해발 294m의 지령산을 두고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용호리의 배추 농가들은 그중에서도 김장용 배추 수확을 한 달여 앞두고 있다.

이곳에서 39년째 배추 농사를 짓고 있는 최동환(69) 씨는 “겉으로 보면 푸른색의 배춧잎들이 무성해 많이 자란 것 같지만 아직 속이 제대로 영글지 않았다”며 “올가을은 이상고온 탓에 예년보다 열흘 정도 출하 시기가 밀릴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씨를 비롯한 용호리의 배추 농가가 통상적으로 가을철 김장용 배추를 거둬들이는 시기는 다음 달 10일 전후다. 배추의 생육 기간(70일)을 고려해 주로 9월 초부터 파종한다. 하지만 올해는 9월 말까지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이상고온 현상이 이어지며 배추의 성장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전남 해남군 화원면에서 39년째 배추 농사를 짓고 있는 최동환 씨가 김장용 가을배추의 생육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서민우 기자


최 씨도 용호리에 약 6만 2809㎡ 규모의 배추 농사를 짓고 있다. 지난해에는 약 330㎡당 9~10포기 정도를 생산했는데 올가을에는 많아야 8포기 정도로 수확량이 줄 것으로 보인다. 최 씨는 “해남 지역도 전년과 비교할 때 생산량이 10% 정도 줄 것 같다”며 “그래도 폭염 때문에 여름 배추 농사를 망친 강원도 고랭지 농가에 비해서 생육 상태는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폭염과 이상고온이 불러온 ‘금(金)배추’ 사태는 11월 말 시작되는 김장철에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최 씨의 예상이다.

다만 소매 배추 가격은 김장 시기를 앞두고 오름세다. 가격 조사 기관인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다음 달 배추 소매가격은 포기당 평균 5300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11월 기준 최고가로 전년 대비 22.5% 비싸다. 경우에 따라서는 생산에 크게 문제가 없어도 소매가는 높고 농민이 손에 쥐는 돈은 적은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 씨는 “최근 인건비는 물론 퇴비·비료 등 자재비가 많이 올라 농가들이 힘들다”면서 “정부가 최근 오른 자재비를 지원해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요청했다.



이 때문에 정부는 김장철 배추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이달 중에 수급 안정 대책을 발표하기로 했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김장철을 대비해 배추와 무 등 생육 관리를 철저히 하는 한편 김장 재료 공급 확대, 할인 지원 등을 담은 김장 재료 수급 안정 대책을 이달 중 발표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 가용 물량을 일 최대 200톤 방출하고 출하장려금 지원을 통해 조기 출하를 유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형 유통 업체도 김장철 배추 가격 안정을 위한 판촉 활동에 나서고 있다. 홈플러스는 해남 절임배추(20㎏) 한 상자를 최저 3만 9900원에 판매하기 위해 9일부터 16일까지 1차 사전예약을 받았다. 이마트도 2상자 이상 구매 시 일반 절임배추는 2만 9840원, 베타후레쉬 절임배추는 3만 6800원에 예약 판매하고 있다. GS더후레쉬는 신선배추는 3통에 8800원씩 판매하고 절임배추는 산지에 따라 해남 3만 4800원, 괴산 3만 9800원, 강원 5만 2800원에 예약을 받고 있다.

전남 해남군 화원면의 한 배추 농가의 밭에서 김장용 배추가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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