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을 2주 앞두고 채소값의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배추와 무 등 김장 채소 가격이 1년 전과 비교해 40% 이상 비싸고, 토마토 가격은 한달 사이 63% 폭등했다. 여름철 폭염과 가을 집중호우 영향으로 직황이 부진하면서 채솟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배추 소매가격은 포기당 평균 9123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9.8% 비싼 가격이다. 배춧값이 크게 오른 데에는 9월까지 이어진 폭염 영향으로 배추 생산이 급감한 데에 따른 것이다. 수요가 일정하다는 전제 하에 공급량이 줄면 상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배추뿐만 아니라 무 역시 폭염으로 직황이 부진하면서 1년 전에 비해 46.9% 올라 1개당 3561원에 달한다. 이처럼 채솟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지만 정부는 이달 말부터 출하량 증가로 배춧값 등 채소 가격이 서서히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배추는 이달 하순부터 출하 지역이 경북, 충북 등으로 확대되며 출하량도 현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무는 다음 달부터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가격 조사기관에서는 다음달 배춧값이 이달보다는 떨어지지만 11월 기준 최고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배추 가격이 다음달부터 하락세로 전환되기는 하지만 여전히 동월 기준으로 매우 높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물가협회 조사에 따르면 다음달에도 배춧값이 포기당 평균 5300원으로 전년보다 22.5% 넘게 비싼 수준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1월에도 배춧값이 5000원을 넘게 되면 11월 기준으로 사상 처음이다.
특히 토마토 등 다른 채소류 가격도 전년보다 급증해 소비자의 장바구니 부담을 키우고 있다. 토마토 소매가격은 17일 기준 1kg에 1만 4094원으로 지난달(8628원)에 비해 한 달 새 63% 폭등했다. 지난해(9297원)에 비해선 51% 급등했다. 이 때문에 채소류 수급난이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토마토 가격이 급증하자 맥도날드는 일부 버거 메뉴에서 토마토를 빼기로 했다. 써브웨이 역시 토마토 가격 폭등으로 수급 문제를 겪고 있어 토마토 제공이 줄어들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그 밖에 애호박 소매가격도 1년 전 대비 33.1%, 평년 대비 51.1% 상승했고 당근도 각각 24.1%, 42.4% 크게 올랐다.
거기에다 바다에서 고수온 현상으로 제철 수산물 물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여름 고수온 영향으로 꽃게, 전어, 굴의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수산물 가격이 덩달아 오른 것이다. 올해 들어 굴의 생산량은 750톤으로 1년 전보다 7.2%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굴 공급이 감소하면서 같은 기간 1kg당 굴 산지가격은 2.8% 넘게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전어도 올해 9~10월 해수 온도가 높아지면서 전어 1kg당 평균 4만원대로 전년 대비 최대 3배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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