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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합병 비율 조정해 사업재편 재추진

신설법인과 합병비율 조정해

로보틱스 자회사로 밥캣 편입

에너빌리티 소액주주 달래기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분당두산타워 전경. 사진 제공=두산그룹




두산(000150)그룹이 두산밥캣(241560)두산로보틱스(454910)의 자회사로 편입하는 내용의 사업 재편을 다시 추진한다. 두산밥캣을 로보틱스에 넘기는 대신 원래 밥캣을 자회사로 두고 있던 두산에너빌리티(034020) 주주들이 받게 될 로보틱스의 주식을 늘리기로 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그룹 사업 재편을 위해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의 이사회를 21일 각각 개최한다. 지난 7월 발표한 사업 재편안과 기본적인 구조는 유사하지만 두산밥캣의 지분을 보유한 신설법인과 로보틱스 간 합병비율을 조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신설법인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비율이 기존 1대 0.031에서 약 30%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가 받을 수 있는 두산로보틱스의 주식은 기존 3.1주에서 4주가량으로 늘어난다.

두산그룹은 그룹 차원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신설법인과 두산로보틱스와의 합병비율을 조정해서라도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옮기는 안을 다시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밥캣을 로보틱스의 자회사로 편입한 뒤 두 회사를 합병하는 안은 당분간 추진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이 이 같은 절충안을 내놓은 것은 당장 그룹의 핵심 자회사인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체코 원전 수주 등을 위해 증설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자회사인 두산밥캣의 차입금이 7000억 원에 달해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앞서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를 사업 회사와 두산밥캣 지분을 보유한 신설 법인으로 인적분할한 뒤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사업 재편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신설법인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 비율이 대주주에게 유리하게 산정됐다는 이유로 개인투자자와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압박을 받아 왔다. 이에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은 8월 29일 이사회를 각각 열고 양 사 간 포괄적 주식 교환 계약을 해제하기로 하면서 한 발 물러섰다.

다만 이번 재편안 역시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최근 두산로보틱스를 상대로 주주서한을 발송하는 등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얼라인은 두산밥캣 지분 1%(100만 3500주·18일 종가 기준 약 431억 원)을 확보했다. 얼라인은 두산밥캣에 보낸 주주서한에서 다음 달 15일까지 두산로보틱스와 합병 재추진을 포기하라고 공식 압박했다.

아울러 주식매수청구권에 활용하기로 했던 1조 5000억 원 관련 특별배당 계획을 즉시 발표하고 전 세계 동종 기업 수준의 주주환원율을 토대로 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연내 발표하는 한편 이사회 구성 개편과 독립성 확보 조치 등을 요구했다. 얼라인은 “두산밥캣 이사회가 다음 달 15일까지 주주 서한에 대한 답변을 공시, 기업설명(IR), 언론 등 공개적인 방식으로 내놓아야 한다”며 “그때까지 이사회가 입장을 발표하지 않거나 그 내용이 충분하지 않으면 주주가치 보호를 위한 추가 조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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