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폐업한 스타트업이 9개월 만에 144곳에 달한 것으로 민간 기관 조사에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이래 가장 많은 수준으로 그만큼 창업 생태계 내 경영 악화가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창업자가 투자사의 반대에도 폐업을 감행하는 것은 그만큼 내수 부진, 벤처 투자 위축 등 대외 경기가 얼어붙은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23일 벤처 투자 정보 플랫폼 더브이씨에 따르면 올 들어 9월 말까지 폐업한 스타트업은 144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9곳)과 비교해 25곳 늘어났다. 이는 투자 유치를 받은 스타트업 기준 집계여서 실제 폐업한 스타트업 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폐업한 업체가 늘어나는 데다 스타트업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고용지표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올 들어 8월까지 국내 스타트업 입사자 수는 총 6만 375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6만 6577명) 대비 4.2% 줄어든 수치다. 스타트업 호황기였던 2022년 동기(8만 2418명)와 비교하면 22.6% 감소한 것이다. 특히 개발자 외에 영업·마케팅 등 다양한 인력이 필요한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업종 스타트업이 소비 위축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비용 감축에 나선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창업 생태계가 얼어붙자 미래 성장 가능성을 내다보고 창업 전선에 뛰어드는 이들도 줄어들고 있다. 스타트업이 주로 분포한 업종인 정보통신업 창업은 올 상반기 2만 1223건으로 지난해 상반기(2만 3651건) 대비 10.3% 감소했다. ‘전문,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창업 역시 같은 기간 1.5% 줄어드는 등 창업 생태계 위축이 전방위에 걸쳐 진행되는 양상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