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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안 없는 상생협의체 [기자의 눈]

생활산업부 김남명 기자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는데 회의를 다음 주에 한 번 더 할 것 같습니다.”

배달 플랫폼과 입점 업체 간 수수료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상생협의체가 모두 8번의 회의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배달 앱의 ‘조삼모사’식 상생안을 입점 업체들이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진전도 있었다. 그간 구체적인 상생안을 내지 않았던 쿠팡이츠가 23일 처음으로 입점 업체에 중개 수수료율을 현재의 9.8%에서 5%로 인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기존에 쿠팡이츠가 부담하던 배달비를 업주에게 넘기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입점 업체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쿠팡이츠가 제시한 상생안대로라면 중개 수수료가 줄어도 날씨 등에 따라 최대 5000원이 넘는 배달비를 지불하게 될 수도 있어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점주들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배달의민족은 앞서 국정감사 등을 통해 중개 수수료율 6.8%를 적용받는 사업자 대상을 확대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테이블에서는 관련 논의를 꺼내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 입점 업체 관계자는 “정말 ‘상생’을 하려면 수수료율 우대 혜택을 받는 자영업자들이 과반, 한 60% 정도는 돼야 하지 않겠느냐”며 “기존 배민의 상생안대로라면 혜택을 받는 사업자가 20%밖에 안 되는데, 이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더니 정작 회의에서는 아무런 얘기가 없었다”고 전했다. 결국 ‘조삼모사’나 다름 없는 상생안에 이날도 극적 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30일 열리는 9차 회의에서도 결론이 나지 않으면 공익위원들이 중재안을 마련해 양측에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달 앱 측은 중재안이 나올 경우 이를 따라가겠다는 입장이다. 입점 업체들 역시 좀처럼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자 빨리 중재안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분위기다. 그러나 중재안은 최후의 수단일 뿐이다. 상생협의체의 본래 취지인 자율적 협의를 통해 양측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마지막의 마지막 회의까지 협의체에 참여하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자율적인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의지를 다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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