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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폴란드 정상회담] "北파병에 단계별 필요 조치…K2전차 연내 9조 수출 계약"

두다 "K2전차 큰희망…결실 기대"

양국 호혜적 방산 파트너십 공감

원전 등 무탄소 에너지 협력 강화

첨단산업·R&D·문화교류도 확대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한·폴란드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 지원 가능성을 처음 언급한 것은 북한의 불법적 러시아 파병에 우방국과 연대하고 공동 대응 기조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피력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 무기를 60조 원가량 사기로 한 폴란드 대통령과의 회담 이후 나온 강경 발언이 향후 직간접적으로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제공하는 것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두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여부를 묻는 폴란드 기자의 질문에 “그동안은 인도적 측면에서 지원을 해왔지만 러북 협력에 기인해 특수군을 전장에 파견한다면 단계별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북한군 활동 여하에 따라 (우크라이나 살상 무기 지원을) 유연하게 검토해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이날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비롯한 러북의 불법 군사 협력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윤 대통령은 “두 정상은 러북 불법 군사 협력을 강력한 어조로 규탄했다”며 “유엔 헌장과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은 한반도와 유럽을 넘어 전 세계의 안보를 위협하는 도발”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러북 군사 협력의 진전 여하에 따라 단계별로 국제사회와 함께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호혜적 방산 협력 파트너십을 구축하자는 공감대도 확인했다. 2022년 체결된 사상 최대 규모의 ‘폴란드 무기 체계 수출 총괄 계약’이 원활히 이행되도록 정상 차원에서 지원 의지를 확인한 것이다.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국내 방산 기업은 2022년 7월 폴란드와 총 442억 달러(약 60조 92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무기 수출 기본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K2 전차와 K9 자주포, FA-50 경전투기, 다연장로켓포 천무 등 한국 방산을 대표하는 무기들을 대거 공급하는 내용이다.

같은 해 8월에는 총 124억 달러(약 17조 원)의 1차 계약이 우선 이뤄졌다. 1차 계약에는 K2 전차 180대, K-9 자주포 212문, FA-50 경공격기 48대 등의 공급 계획이 담겼다. 이후 지난해 12월 26억 7000만 달러(3조 6000억 원)의 K9자주포(152문) 2차 이행 계약과 4월 16억 4000만 달러(2조 2604억 원)의 천무(72문) 2차 이행 계약이 각각 체결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한·폴란드 확대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기본 계약에서 K2 전차 1000대를 공급하기로 한 현대로템은 1차 계약 공급(180대)이 진행 중이다. 남은 820대 중 180여 대로 추정되는 70억 달러(9조 원) 규모의 2차 공급계약은 연내 확정이 가시화하고 있다. K2 폴란드 수출은 국내 단일 방산 계약으로는 최대 규모다.

윤 대통령은 “한·폴란드 방산 협력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가 적극 지원해나가기로 했다”며 “양국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더욱 심화·발전시키기 위한 방안들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강조해 연내 계약 체결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두다 대통령은 확대회담 모두 발언에서 “오늘 모임으로 여태 애쓴 수많은 사람의 피땀이 아름다운 과일로 열매 맺기를 희망한다”며 “K2 전차와 관련해 큰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양국은 방산 분야뿐 아니라 에너지와 첨단산업 같은 전략산업 분야의 협력도 심화시켜나간다. 원자력 등 무탄소 에너지 생산 확대를 위한 협력을 증진하자는 의견 일치도 봤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양국은 첨단산업과 과학기술 연구개발(R&D) 협력 심화를 위해 다양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청정에너지·배터리·미래차·자율로봇과 생명공학을 아우르는 첨단기술 전략 파트너십을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국빈 방한 공식 환영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올해 한·폴란드 수교 35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문화 교류 행사들과 양국 직항 노선 증편이 관광과 인적 교류의 확대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며 “양국이 더욱 밝은 미래를 함께 그려나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국은 폴란드와 1989년 수교하고 2013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바 있다. 폴란드 대통령의 국빈 방한은 11년 만으로, 두다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윤 대통령이 폴란드를 공식 방문한 데 대해 답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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