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시멘트 출하량이 지난해 대비 12% 넘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방 산업인 건설업 경기 악화로 수요가 줄어 시멘트 제조사는 생산량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내년 산업용 전기료를 10% 이상 올리기로 하면서 시멘트 업계의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한국시멘트협회는 24일 ‘2024년 시멘트 수급전망’을 발표하고 올해 시멘트 내수 출하량을 4400만 톤(t)으로 전망했다. 이는 5024만 톤이었던 지난해와 비교해 12.4% 감소한 수준이다. 시멘트협회는 출하량 감소의 근거로 올 1~3분기 부진한 출하 실적을 꼽았다. 올해 3분기 누적 시멘트 출하량은 3222만 톤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의 3696만 톤 대비 12.8% 감소했다.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성수기인 3분기에도 출하량이 크게 줄어 4분기 업황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올해 시멘트 출하량이 최근 10년간 출하량 중 최저점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시멘트 출하량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는 건설 경기 침체가 꼽힌다. 올해 1~8월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20만 가구로 연말이 되더라도 지난해(42만 9000가구)보다 적을 가능성이 높다. 건설수주액 같은 선행 지표도 악화하는 중이다. 정부가 각종 경기 부양책을 내놓아도 대규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태 등으로 시장 심리가 얼어붙어 있어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건설업은 시멘트의 대표적인 전방 산업이어서 건설 경기가 악화하면 시멘트 생산·출하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시멘트 업계에서는 벌써 내년도 업황에 대해 ‘회색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근 정부는 산업용 전기 요금을 10.2% 인상하기로 하고 각종 환경 규제 강화를 추진하고 있어 생산 비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내수에 의존적인 시멘트 산업에서 수출을 통해 돌파구를 찾기는 어려워 매출은 정체하거나 줄어들 수 있다. 한 시멘트 기업 관계자는 “전기 요금 인상으로 생산비는 늘어나는데 건설업 악화로 매출은 줄어들게 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기준에 맞춰 환경 관련 투자를 해야 해 내년에는 긴축 재정 운용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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