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010130) 회장 측과 영풍(000670)·MBK연합의 지분 경쟁이 또다시 불붙을 것이라는 기대에 고려아연의 주가가 25일에도 강세를 보였다. 장중 한때 147만 원까지 오르며 코스피 시장 시가총액 9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양측 모두 안정적인 과반 지분을 확보하는 데 실패하면서 장내 매수 및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한 경쟁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전장 대비 10.11%(11만 5000원) 오른 125만 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고려아연의 주가는 장 초반 상한가에 가까운 29.17%의 상승률을 기록, 147만 원대까지 오르면서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고려아연은 전날에도 상한가를 기록하며 ‘황제주(주가가 100만 원이 넘는 주식)’에 등극한 바 있다. 고려아연은 공개매수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 12일에는 55만 6000원에 불과했지만 한 달여간 최고 164.38% 올랐다. 최 회장 측이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결과를 아직 발표하지 않은 가운데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10% 남짓의 지분을 매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대 17.5%에 미치지 못하는 지분이라 베인캐피털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의결권을 보유한 최대 지분인 2.5%를 다 채우지 못해 영풍·MBK와의 지분율 격차는 더 커지게 된다.
한편 고려아연의 지분 1.85%를 보유해 경영권 분쟁의 핵심으로 꼽혀온 영풍정밀(036560)은 12.69% 하락 마감했다. 장중 25.77% 오르기도 했으나 MBK가 영풍과 영풍정밀의 경영 협력에 관한 기본 계약을 해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곤두박질쳤다.
14일 공개매수를 먼저 끝낸 영풍·MBK연합은 고려아연 지분 5.34%를 추가로 확보하면서 지분율을 38.47%로 높였다. 우호 지분을 포함한 최 회장 측 지분율은 33.99%로 공개매수 결과를 포함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영풍·MBK연합(38.47%)보다 지분율이 4.48%포인트 낮다. 다만 최 회장 측이 베인캐피털과 함께한 자사주 공개매수 결과를 더하면 최 회장 측의 지분율은 최대 36.49%로 높아져 영풍·MBK연합과의 차이는 2%포인트 안쪽으로 좁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고려아연이 공개매수한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전체 주식 모수가 줄어들면서 고려아연과 영풍·MBK연합의 지분은 동시에 높아지게 된다. 이에 따라 양측 모두 안정적인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 경쟁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