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을 넘긴 나이에도 동안 미모를 자랑하는 방송인 최화정은 지난 5월 유튜브 채널을 시작한 후 '자기 관리의 끝판왕' 면모를 보여주며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뷰티 제품은 물론 식빵, 커피 같은 식재료에 이르기까지 유튜브 채널 ‘안녕하세요 최화정이에요’에 등장하는 모든 제품들을 품절시키는 ‘최화정 효과’가 대단하다. 최근 업로드된 ‘온갖 산해진미 꽁꽁 숨겨둔 최화정 대박 냉장고 속 최초 공개(+고등어 김밥)’이라는 제목의 영상에서는 건강한 다이어트 식단으로 고등어를 꼽아 눈길을 끌었다.
그는 냉장고와 함께 고등어 김밥 레시피를 공개한 후 “다이어트할 때 생선을 엄청 많이 먹는다. 이게 몸에도 좋지 않느냐"며 "지중해식이다. 저속노화 해야 하지 않냐. 3~4일 연속으로 먹어도 전혀 안 질린다”고 말했다. 지중해식 식단은 최화정이 말한 것처럼 등 푸른 생선과 올리브유, 과일, 채소, 견과류 등이 불포화지방을 많이 함유한 음식으로 구성된다. 그리스·이탈리아 등 지중해 주변 지역 주민들의 전통적인 식습관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다이어트 뿐 아니라 노화를 늦추고 장수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이러한 지중해식 식단이 만성 콩팥병(신장질환) 환자의 대사성 산증 개선과 신장 보호에도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이지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용인세브란스병원 권유진 가정의학과 교수, 이정은 신장내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메디쏠라와 함께 신장 기능이 정상에 비해 15~59% 감소한 신부전 환자 50명을 분석한 결과 이러한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신장 기능이 떨어져 있는 만성 신장병 환자는 칼륨 배출 능력이 감소해 혈중 칼륨 수치가 높아지는 고칼륨혈증(hyperkalemia) 위험이 높다. 고칼륨혈증은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심각한 경우 심정지로도 이어질 수 있다. 단백질 섭취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단백질은 대사 과정에서 질소 노폐물을 생성해 신장에 부담을 주고 신부전의 진행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중해식 식단을 실천할 때는 단순히 불포화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붉은 고기 등 포화지방 섭취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지중해식에서 허용되는 참외, 바나나, 시금치, 아욱, 감자 등 고칼륨 함유 식품의 안전성에 관한 연구가 부족했다.
연구팀은 한국인 식습관을 반영한 ‘한국형 지중해 균형식’을 개발하고 기존 신부전 환자식과 비교에 나섰다. 기존 지중해식 기본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나트륨, 단백질, 칼륨 섭취를 줄이는 식단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국 대신 숭늉을 먹는 방법 등으로 나트륨 섭취를 줄였고 단백질 섭취 비중은 1kg 당 0.8g로 기존 지중해식 대비 0.2g 낮췄다. 전곡류, 과일, 채소는 지중해식에 많이 포함된 식품인 만큼 식이섬유는 늘리고 칼륨은 줄일 수 있도록 과일, 채소 껍질은 제거하고 삶거나 데쳐서 먹을 수 있게 했다.
연구팀은 대상자 50명을 25명씩 두 그룹으로 나누고 4주동안 각각 지중해식과 기존 환자식을 교차로 섭취하게 한 다음 신장 기능 및 영양소 섭취 변화를 살폈다. 그 결과 지중해 식단을 섭취한 환자들은 식이지방, 식이섬유, 니아신의 섭취량이 증가한 반면, 나트륨과 구리 섭취량은 감소했다. 신체의 산-염기 균형 유지에 중요한 총 이산화탄소 수치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장병 환자들이 흔히 보이는 대사성 산증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식단 섭취 후 칼륨 섭취량은 약간 증가했지만 혈청 및 소변의 칼륨 수치에는 변화가 없었다. 신장 기능도 잘 유지됐다. 투석 등 신 대체요법을 받아야 할 정도로 신장 기능이 심각하게 떨어진 환자들도 지중해식을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이 교수는 “지중해식 식단이 만성 신장병 환자들의 건강 관리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가 신장병 환자의 식이 관리에 중요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이 운영하는 고부가가치 식품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았으며,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뉴트리션(Frontiers in Nutrition)’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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