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 넘게 투석을 하며 신장이식을 기다리던 60대 여성이 뇌사 상태에서 장기를 기증해 3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렸다.
29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김정자(65) 씨가 지난달 12일 한림대 동탄성심병원에서 간과 양쪽 폐를 기증하고 숨졌다.
김 씨는 작년 12월에 갑작스러운 호흡 곤란을 겪어 병원에 갔다가 만성 신부전 진단을 받았다. 이후 일주일에 3번은 하루 4시간씩 투석치료를 받아야 했다.
유가족에 따르면 충북 충주에서 3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난 김 씨는 밝고 쾌활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매사에 긍정적이고 누구에게나 먼저 다가가 도움을 주는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정기적으로 투석을 받던 김 씨가 병원에서 대기하던 중 갑작스러운 두통을 호소한 건 지난 8월 30일이었다. 급히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되었다.
유가족에 따르면 김 씨는 쓰러지기 10개월 전쯤 가족과 함께 기증희망등록을 했다. 기회가 된다면 삶의 끝에서 누군가를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취지였다. 가족들은 신장 투석 과정을 지켜보며 많은 환자가 기증이라는 기적을 바라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음을 직접 봐온 데다 고인이 생전에 생명 나눔의 뜻을 자주 이야기해 왔기에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의료진의 말을 듣고 그 뜻을 이뤄주고자 기증을 결심했다.
김 씨의 남편은 "하늘에서 잘 쉬고 있어? 이 세상에서 고생 많이 했으니까 거기서는 편히 잘 쉬고. 사랑하고 보고 싶네"라며 아내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김 씨의 딸은 기증 수혜자에게 "병상에서 아픔으로 힘들었지만, 소중한 생명나눔으로 삶의 기회를 얻게 되셨으니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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