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이 아니라 콘택트렌즈 형태의 웨어러블(착용형) 디스플레이 장치로 증강현실(AR)·가상현실(AR)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포스텍은 노준석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교수와 박인규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교수, 정준호 한국기계연구원 박사 공동 연구팀이 보습력이 우수한 히알루론산으로 콘택트렌즈 위에 메타표면을 입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에 최근 게재됐다.
메타표면은 수 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크기의 미세한 구조를 가져 다양한 방식으로 빛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를 잘 활용하면 AR 기기를 소형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자빔 리소그래피 등 기존 공정은 비용이나 인체 유해성 탓에 활용에 한계가 있었다. 안경을 넘어 간편한 콘택트렌즈 형태의 초소형 AR 기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비용이 낮으면서도 인체에 안전한 제작 기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히알루론산의 특성을 응용해 콘택트렌즈 위에 미세한 나노구조체를 전사프린팅해 메타표면을 만드는 방법을 고안했다. 히알루론산은 수분 함량에 따라 수축과 팽창을 반복한다. 나노구조체를 집어올릴 때는 히알루론산을 수축시켜 결합력을 키우고 반대로 나노구조체를 콘택트렌즈 위에 내려놓을 때는 히알루론산을 팽창시켜 결합력을 낮추는 방식이다. 전사프린팅은 미세한 패턴이나 구조물을 한 표면에서 다른 표면으로 옮기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동공 크기의 0.25%만 차지하면서도 홀로그램 이미지를 만드는 메타표면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메타표면은 20~90%의 상대습도에서도 성능을 유지했다. 노 교수는 “생체 적합한 히알루론산을 사용해 콘택트렌즈에 메타표면을 성공적으로 프린팅한 이번 연구는 증강현실을 포함한 다양한 산업의 웨어러블 기기에 응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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